자유무역·대테러 의지 확인했지만…美 결국 기후변화 합의서 빠져
마크롱 "세계 이토록 분열된 적 없어"·메르켈 "개탄한다"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공동 성명을 통해 자유무역, 시장개방, 대테러전에 대한 회원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결국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한 미국과 나머지 19개국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일부 유럽 정상은 세계가 이토록 분열된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의 독자 노선에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공동 성명에는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려도 포함되지 않았다.
회담장 밖도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다.
정상회담이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는 이틀간 약 10만명이 몰려 반대시위를 벌였으며, 이 때문에 참석자가 숙소에 고립되고 예정된 정상회담이 취소되기도 했다.
◇ 자유무역·대테러전 한목소리…북핵 문제는 성명서 빠져
G20 정상들은 그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을 한 목소리로 지지했다.
각국은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는 한편, 세계 경제 위기와 그 후유증에 대항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다만, 평소 무역 불균형을 주장해 온 미국 등의 의견을 반영해 교역은 상호 호혜적이어야 하며 각국은 상대국이 이익을 취할 경우 합법적인 방어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성명에서 채택한 철강공급과잉 해소 노력이 다시 언급됐다.
극단주의 게시물을 차단하기 위한 인터넷 업체의 노력을 촉구하는 등 테러와의 전쟁도 중요 의제로 대두됐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는 공동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G20 개막 사흘 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평가되는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위협을 키워온 만큼 G20 성명에 북한 도발에 대한 우려를 포함하려 노력을 기울였다.
일부 외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G20은 경제 포럼이므로 북핵 문제가 포함돼서는 안된다며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각국 정상은 비공개 자유토론 세션에서 북핵 위협에 대해 논의했으며, 의장국 정상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 기후변화 문제서 '美 vs G19' 재확인…"세계 분열"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미국과 나머지 19개국 간 의견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처음 열린 것이어서 이 주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 표명에 관심이 쏠렸다.
정상들은 "미국의 탈퇴 결정을 주목한다"면서 이 협정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유럽 정상들은 이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세계가 이렇게 분열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서구 세계에서조차 지난 몇 년간 존재하지 않았던 분열과 불확실성이 실재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도 "안타깝게도 미국의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개탄한다"면서 "다른 19개 회원국이 파리협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선언한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까다로운 G20 정상회의 말미에서 고립됐다"고 평가했다. 다른 외신들도 미국을 제외한 'G19'라는 표현으로 기사 제목을 장식하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반(反)트럼프 전선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 '회담 취소·숙소 고립' 등 격렬 시위로 몸살
회의장 안에서 치열한 '외교 각축전'이 펼쳐지는 동안 밖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반대시위가 펼쳐졌다.
정상회담이 열린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는 약 10만명이 모여 반(反)세계화, 반(反)자본주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돌과 병을 던지는가 하면, 경찰 차량과 주변 상점 창문을 부수고 불을 질렀다.
독일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액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으며 헬멧과 곤봉으로 무장한 전투경찰도 투입했다.
독일 언론은 이번 시위로 100여명이 수감됐고 경찰 200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시위로 일부 정상이나 가족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묵고 있는 함부르크 시내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 때문에 이동 시 안전이 확보되지 않아 일정을 취소했다.
직전 문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회담도 시위 여파로 예정보다 늦게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한때 숙소인 함부르크시정부 영빈관에 고립됐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회로를 이용하느라 첫날 정상회담에 지각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