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66% "복합쇼핑몰 진출 후 매출·고객 줄었다"

소상공인 66% "복합쇼핑몰 진출 후 매출·고객 줄었다"

"대형마트처럼 복합쇼핑몰도 의무휴무일 등으로 규제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복합쇼핑몰 주변 소상공인과 중소유통업자 3명 가운데 2명은 복합쇼핑몰 진출로 점포 경영이 악화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복합쇼핑몰에 대해서도 대형마트처럼 의무 휴무일을 지정하거나 설립 요건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월 수원, 서울 은평, 하남, 판교 4곳의 복합쇼핑몰 주변 소상공인 400명을 대상으로 '복합쇼핑몰 진출 관련 주변 상권 영향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제31차 중소유통포럼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소상공인 66.3%는 "복합쇼핑몰 진출 이후 점포 경영이 나빠졌다"고 대답했다.

복합쇼핑몰 진출 전과 비교해 모든 지역에서 월평균 매출액과 1일 평균 고객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외곽(하남)이나 신도시(판교)보다 은평과 수원 등 도심 지역 소상공인에게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AK플라자 수원점과 롯데몰 수원점 등 복합쇼핑몰 2개가 들어선 수원의 경우 쇼핑몰 진출 3년 후 소상공인 월 매출액이 진출전보다 29.1%, 1일 평균 고객 수는 38.2% 각각 감소했다.

복합쇼핑몰 진출 전 수원 소상공인의 월평균 매출액은 1천589만원이었으나 진출 1년 뒤 1천304만원, 2년 뒤 1천234만원, 3년 뒤에는 29.1% 감소한 1천127만원으로 떨어졌다.

수원 점포의 1일 평균 고객 수는 진출 전 75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3년 뒤에는 47명으로 진출전보다 38.2%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수원 지역 '의류·패션잡화·화장품' 점포의 3년 뒤 월매출이 36.6%, 고객 수가 48.6%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도심 지역 의류와 패션잡화, 화장품 업종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소상공인들은 매출과 고객 감소에 별다른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응답이 45.2%로 가장 많았고 '휴업·폐업 고려'라고 답한 이들도 10.3%로 응답자 과반(55.5%)이 대책을 찾지 못했다.







소상공인들은 복합쇼핑몰 진출과 관련한 지역상권 보호 방안으로 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 수준과 동일하게 의무 휴무일 지정·영업시간 제한 적용 확대'(22.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쇼핑몰 설립을 등록제에서 지방자치단체장 승인이 필요한 허가제로 변경'(18.6%)과 '현재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부터 1㎞ 내 거리 제한 가능 규정을 강화해서 거리 범위 확대'(14.9%), '진출업종(중복 브랜드) 제한'(14.2%),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복합쇼핑몰 입지제한'(10.3%) 순으로 조사됐다.

포럼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박사는 "대형유통점으로 인한 중소유통점의 피해가 크다"면서 "대규모 점포 등의 출점 이전에 그 경제적 영향력을 판단해야 하는 만큼 복합쇼핑몰의 '허가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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