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동사의 맛'·그래픽 노블 '아이언 크로즈'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이미 알려진 인문교양서와 영화를 그림을 곁들여 재해석한 만화와 그래픽노블이 나왔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 자체로, 원작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만화 '동사의 맛'은 20년 넘게 문장을 다듬어온 전문교정자 김정선씨가 2015년 쓴 동명의 책이 원작이다.
원작은 '뒤처지다/뒤쳐지다'처럼 헷갈리는 동사를 짝지어 남자와 여자가 등장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만화 작업은 우연히 서점에서 원작을 보게 된 만화가 김영화씨가 출판사에 원작을 만화로 그려보겠다며 샘플 만화를 보내오면서 이뤄졌다.
글로 설명했던 내용이 그림으로 옮겨지면서 훨씬 생생하게 개념이 전달된다. 예를 들어 실을 바늘귀에 꿰고 옷감을 꿰맬 때 쓰는 '시치다','공그르다','감치다','깁다','누비다' 같은 동사들은 뜻풀이에 그림이 더해지면서 더욱 쉽게 이해가 된다.
출판사 유유는 "원작을 읽었다면 동사를 복습하는 의미에서 그림으로 다시 읽으면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와 교양을 접목한 만화로 읽어보라"고 권했다. 214쪽. 1만2천원.
그래픽노블 '아이언 크로즈'는 박봉남 감독의 다큐멘터리 '아이언 크로즈'가 원작이다.
'아이언 크로즈'는 2009년 세계 최대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제22회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중편 경쟁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방글라데시 남부의 항구도시 치타공에서 하루 1달러를 벌기 위해 목숨을 거는 선박 해체 노동자들의 삶과 슬픔, 꿈과 희망을 담았다. 영화는 TV 다큐멘터리 '인간의 땅'의 2부 '철까마귀의 날들'을 극장판으로 만든 것으로, 방송 다큐가 영화로, 다시 그래픽 노블로 발전한 셈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애니메이터, 영상감독 등 여러 예술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김예신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김 작가는 직접 방글라데시 치타공 현지를 찾아 다큐의 후일담을 취재했다.
김 작가는 "땀과 기름이 뒤섞이고 살과 쇠가 부딪히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현장을 생생히 담아내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작품에 매달렸지만 이제 와 돌아보니 그 현장을 지면에 담아내려는 시도는 욕심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이 작품이 온몸으로 운명에 저항해 온 모든 이름없는 노동자들을 향한 헌사로 남길 바랄 뿐"이라고 썼다. 서해문집. 23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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