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범칙금 8년 안내고 버텨…'전과자에 소송비용도 부담'

입력 2017-07-12 12:19  

공무원이 범칙금 8년 안내고 버텨…'전과자에 소송비용도 부담'

5만원 내지 않아 정식재판 회부…국선변호인 비용 등 최소 200여만원 물듯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8년 동안 범칙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공무원에게 형사 항소심 재판부가 벌금형과 함께 법정 소송비용까지 부담할 것을 주문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이례적으로 소송비용까지 부담시킨 것은 과도한 주장을 하며 소송을 남발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대전지법 형사3부(성기권 부장판사)는 12일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9·공무원)씨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6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원심 및 당심 소송비용을 부담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2008년 12월 23일 오후 6시 14분께 대전 한 경찰서 지구대에 술 냄새를 풍기며 들어가 '음주 소란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범칙금(5만원) 납부 통고서를 받았으나 끝내 납부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듬해 2월 3일 통고처분에 불응한 A씨에게 "24일 오후 1시까지 즉결심판 법정으로 출석할 것"을 알리는 즉심 및 범칙금 등 납부통지서를 발송했고, 이를 받아본 A씨는 경찰의 요청을 무시한 채 범칙금을 내지 않고 즉결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후 2009년 3월 10일부터 2013년 6월 28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납부통지서를 보냈으나 허사였다.

A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경찰은 2013년 8월 29일 대전지방법원에 즉결심판을 청구했고, 법원은 A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즉결심판 절차를 밟아 벌금 6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정식 재판에 회부된 A씨는 "즉심 및 범칙금 등 납부통지서를 받아보지 못했고, 적법한 통고처분 없이 행해진 즉결심판 청구는 범칙금 납부기회를 박탈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원심 및 항소심 재판부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에서는 "피고인의 행동은 '몹시 거친 말이나 행동으로 주위를 시끄럽게 하거나 술에 취해 이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주정한 것'에 해당한다"며 벌금 6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유 없다"며 A씨 항소를 기각한 뒤 이례적으로 소송비용까지 부담토록 했다.

결국, 범칙금 5만원을 내지 않으면서 A씨는 전과자가 됐고, 국선변호인 비용 등 최소 200여만원에 이르는 비용마저 부담하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범죄 범칙금은 전과기록이 남지 않지만 정식 재판에 회부돼 벌금형을 선고받게 되면 전과기록에 남게 된다"며 "형사재판은 국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것이라서 모든 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하는데 이번 사안은 대단히 이례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각종 조회를 하고 증인 신문 등을 해야 하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피고인이 과도하거나 말도 안 되는 불합리한 주장을 한다고 재판부에서 판단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kjun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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