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역대 두번째 7월 폭염 '아찔한 경주'…단축수업·야외일터 스톱

입력 2017-07-13 17:00  

[르포] 역대 두번째 7월 폭염 '아찔한 경주'…단축수업·야외일터 스톱

경주 5개교·대구 8개교 수업 중단, 조기 귀가…길거리 '텅텅', 가뭄 농촌 '헉헉'

(경주=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자동차 계기판 온도를 보고 믿을 수가 없었어요."

수은주가 39.7도까지 치솟은 경북 경주시 용강동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불가마 같은 자동차에 오른 이수미(40·여)씨는 계기판에 찍힌 온도를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이날 대구·경북은 극심한 폭염에 휩싸여 일부 학교가 단축수업을 하고 야외 일터에서는 근로자들이 일손을 놓았다.





경주에는 폭염으로 경주여중, 계림중, 신라중 등 5개 중학교가 단축수업을 하는 등 수업을 조정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폭염에 따른 단계별 조치로 일선 학교에 재량에 따라 휴업이나 수업 단축을 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알려달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도 천내중, 범물중 등 8개 중학교가 등교 시간을 앞당기거나 수업을 단축해 학생들을 평소보다 일찍 집으로 돌려보냈다.

야외 활동은 거의 멈췄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등하교 시간 외에는 학생들 모습이 아예 눈에 띄지 않았다.

대구 시내 건물 신축 공사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작업시간을 오전 일찍 앞당기고는 더위가 절정을 이룬 낮 한때 일을 멈췄다.

농촌 들녘에도 오가는 사람 없이 강한 햇빛 아래 농심만 타들어 갔다.

오후 3시께 경주시 안강읍 논에서 농작물을 둘러보던 이모(77)씨는 "숨 막히는 더위에 사람도 힘들다. 게다가 비가 오지 않아 앞으로 농사가 큰 걱정이다"라고 한숨 쉬었다.

비슷한 시각 영천시 신녕면 한 축산 농가에서는 온종일 선풍기를 틀어댔는데도 움직임이 둔하고 지쳐 늘어지는 소를 보며 농장주가 애를 태웠다.







도심도 도로에만 차들이 줄지어 다닐뿐 한산했다.

대구 달구벌대로에는 오전부터 클린 로드 시스템을 이용해 지하수로 노면을 적셨지만 자동차로 뒤덮인 아스팔트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골목이나 동네 산책 코스도 이따금 오가는 행인만 눈에 띄었다.

칠성시장 등 전통시장에서는 상인들이 진열해 놓은 과일이 녹아내릴까 조바심을 냈고, 수산물 코너 상인들은 생선 위에 얼음을 끼얹느라 하루종일 분주했다.

해변마저 피서객 발길이 뜸했다.

지난달 개장한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은 낮에 하루 300명가량이 다녀갔을 정도다.

바다시청 관계자는 "한낮에는 너무 뜨거워 해수욕을 즐기기 어려워 밤이 되면 낮보다 훨씬 많은 피서객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경주의 낮 기온은 지난해 최고 기록인 39.6도(영천)를 넘어섰다. 7월 기온으로는 1939년 이후 두번째다.

이밖에도 영천 38.9도, 포항 38.6도, 영덕 38.1도, 대구 36.9도 등을 기록하며 올해 지역별 최고기온을 나타냈다.

ms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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