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서 미세먼지 제거 위한 과학기술 포럼 열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지구에 있는 자연적인 전기장을 전극으로 이용해 미세먼지를 모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0일 대전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플라자에서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과학기술 방안을 모색하는 '미세먼지 저감 기술의 현재와 미래' 포럼이 열렸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이하의 먼지를 통칭해 부른다. 지름에 따라 10㎛ 이하를 PM10, 2.5㎛보다 작은 먼지를 PM2.5로 분류한다.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공장·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주로 발생한다. 입자가 매우 작아 호흡기를 뚫고 폐나 혈액에 들어갈 수 있으며, 천식, 호흡기 질환,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연구자들은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과학기술 연구를 소개했다.
김도희 서울대 교수는 '미세먼지 저감 촉매기술'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PM10과 PM2.5의 배출원을 살펴보면 제조업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50∼60%로 대부분이고 '도로 이동 오염원' 즉, 자동차는 12%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적은 것은 미세먼지 2차 생성 원인인 질소산화물(NOx)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디젤 차량을 규제하기 때문"이라며 "1975년 자동차에 대한 배기가스 규제 정책이 시행된 이후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디젤 차량에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한 '선택적 환원 촉매'(SCR), 백금을 이용한 NSR 촉매 등이 사용되고 있다.
김 교수는 "선박이나 농기계, 포크레인 등에 대해서도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그에 맞춘 촉매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차량 연비를 높이면서도 배출가스는 줄일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원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지구 상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전기장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모을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미세먼지는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면서 "이 때문에 정부가 국내 배출원을 30%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미세먼지를 없애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기 집진기의 원리를 이용해 도심에 퍼져 있는 미세먼지를 광역적으로 제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기 집진기는 플라즈마에 의해 하전입자를 발생시켜 미세먼지에 달라붙게 한 뒤 전극을 걸어주면 그에 따라 미세먼지가 포집되는 원리로 작동한다.
50kW(킬로와트)급 거대한 플라즈마 장치를 이용해 하전입자를 만든 뒤 지구 대기권 상에 자연적으로 형성돼 있는 100v/m의 전기장을 이용해 전극을 걸어주면 대기 중 미세먼지 포집이 가능하다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미세먼지 포집을 위해 전력이 얼마나 필요할 지, 발생시켜야 할 하전입자 양이 얼마나 될 지 등에 대한 추가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도심 전체의 미세먼지를 상층부로 이동시켜 농도를 희석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대훈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플라즈마를 이용해 미세먼지 배출원에서부터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이규호 화학연 원장은 "어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 과제에 '미세먼지 걱정없는 대기환경 조성'이 포함되는 등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가적 대응이 강화되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과학기술계 산·학·연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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