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의 가뭄에 곳곳 산불까지…타들어가는 이탈리아

입력 2017-07-25 01:46  

60년 만의 가뭄에 곳곳 산불까지…타들어가는 이탈리아

남부선 산불로 피아트 공장 조업 중단…로마는 제한급수 싸고 공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6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닥친 이탈리아가 불볕 더위 속에 곳곳에 산불까지 확산하며 유달리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24일 이탈리아 반도 중부 몰리제의 테르몰리 시 인근에서 불이 나 이곳에 있는 피아트 공장의 조업이 중단되고, 부근의 고속도로가 20㎞가량 봉쇄되는 등 산불 피해가 잇따랐다. 이 산불로 테르몰리에서 포지아를 연결하는 기차도 운행을 멈췄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달부터 고온 건조한 날씨 속에 방화범들까지 기승을 부리며 시칠리아, 사르데냐 등 섬을 비롯해 남부와 중부 일대에 산불이 크게 번져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수도 로마에서는 수자원 부족 탓에 로마 시의 수도 공급을 책임지는 회사 ACEA가 빠르면 이번 주 후반기부터 수돗물 공급 제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제한급수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ACEA는 로마 시가 속한 라치오 주가 수위 저하를 이유로 로마의 상수원 중 한 곳인 로마 북부 브라치아노 호수에서 물을 끌어가는 행위를 금지함에 따라 제한급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진가레티 주지사는 이에 대해 ACEA는 다른 수원지에서 물을 더 많이 가져오던지, 아니면 로마 시민 대다수가 휴가를 떠나 도심이 텅 비는 8월로 제한급수 계획을 미루던지 하는 식으로 대안을 찾을 수 있다며 ACEA의 계획을 비판했다.

그러자 ACEA는 "라치오 주가 적절한 대안을 내놓아보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엄격한 제한급수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 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부족이 정치적인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진가레티 주지사는 집권 민주당 소속이고, ACEA의 지분을 갖고 있는 로마 시는 제1야당 오성운동의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이 수장을 맡고 있다.

라지 시장은 "150만 로마 시민이 물 없이 지낼 수는 없다"며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로마 시의 제한급수 현실화를 막기 위해 오는 26일이나 27일 잔 루카 갈레티 환경부 장관 주재로 라치오 주 관리, ACEA 관계자 등을 불러모아 해법 도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CEA가 추진하는 로마 시의 제한급수 방안은 주로 심야 시간에 8시간에 걸쳐 지역별로 단수를 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고지대 주민들이 가장 첫번째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로마 시의 물 부족 사태는 극심한 가뭄과 더불어 일부는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수로 시설의 누수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로마에는 올해 들어 지난 6개월 동안 비가 내린 날이 단 26일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의 88일에 크게 미달했다. 로마를 비롯해 가뭄으로 비상 사태가 선포된 북부 파르마 등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의 3분의 1에도 이르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로마 시는 이미 이달 초부터 시내 대다수의 음용 분수대의 수도꼭지를 잠그고, 가정용 수도로 정원에 물을 주고 세차를 하는 등의 행위를 규제하는 등 물 낭비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물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경우 트레비 분수를 비롯한 시내 주요 분수의 물줄기까지 멈춰야 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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