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 타고 레펠 하강…군사작전 뺨치는 수해 복구

입력 2017-07-30 08:12  

고무보트 타고 레펠 하강…군사작전 뺨치는 수해 복구

13공수특전여단 요원들, 일반인 접근 어려운 복구현장서 맹활약

교각에 낀 부유물, 저수지 쓰레기 수거 등 궂은 일 도맡아 해결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지난 16일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충북에서 보름 가까이 수해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 평균 3천명가량의 경찰과 공무원, 자원봉사자가 도심 쓰레기를 수거하고 토사를 치우는데 구슬땀을 흘렸다.

도심 응급 복구율은 96∼98%에 달하지만, 저수지나 하천 교량에 쌓인 부유물들은 접근이 어려워 손을 대지 못한 곳이 많았다.

사고 위험이 커 중장비 투입이 어려운 수해 현장에서 군 장병과 특전 요원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8시께 충북 증평군 삼기저수지에는 폭로 유입된 부유물로 수면이 뒤덮여있었다.

인근 축사에서 떠내려온 가축 먹이와 분뇨가 뒤섞이면서 저수지에는 악취가 진동했다. 그대로 두면 폭염 속에 저수지가 통째로 부패할 상황이었다.

검은 잠수복을 입은 13공수특전여단 소속 특전사들이 진녹색으로 변한 저수지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침투용 고무보트까지 동원해 물속에서 나무, 겨, 가축 배설물 등 쓰레기들을 수거해 포대에 담아 지상으로 날랐다.

폭우로 불어난 저수지의 수심은 3m에 달해 일반인의 접근은 위험한 곳이다. 저수지 규모가 크지 않고 진입로가 좁아 수거용 선박 투입도 불가능했다.

특전사들은 수영하며 온몸으로 부유물을 물가로 몰았다. 저수지 변에서는 뜰채를 든 요원들이 쓰레기를 포대에 담았다. 고된 작업 중 물에 떠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대원도 눈에 띄었다.

특전 요원 20명은 지난 26일부터 하루에 5t가량의 부유물과 쓰레기를 물속에서 건져내고 있다.

10m가 넘는 높이 교각 사이에 낀 부유물을 제거하는 데는 침투용 군사 레펠이 동원됐다.

이날 괴산군 청천면 후평교에서는 13공수특전여단 73특전대대 소속 특전사들이 레펠을 타고 교량에 걸린 부유물을 제거했다.

다리에 낀 부유물들은 하천물을 흐르는 것을 방해해 폭우가 내리면 하천물 범람을 유발한다.

장마철 2차 피해를 예방하려면 조속한 제거가 필수적이었지만, 접근이 위험해 공무원이나 자원봉사자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

전문 산악 훈련을 받은 특전 요원들은 레펠을 이용해 후평교에 걸린 그물과 비닐 무사히 제거했다.

최대 100m까지 하강이 가능한 레펠은 산악이나 고층 건물 대테러 작전 시 침투·구조용으로 쓰인다.




김부옥 13공수특전여단 73특전대대 주임원사는 "일반인이 하기 어려운 작업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군인이 당연히 해야 한다"면서 "특전사 요원들은 수해를 당한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며 복구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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