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한중관계 현주소…수교 20주년 때는 공동개최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한국과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한 가운데 24일 열리는 한중수교 25주년 기념행사가 따로 열리고, 행사 규모도 많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베이징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중수교 25주년 기념행사를 담당하는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는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와 별도로 기념행사를 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민대외우호협회는 주중 한국대사관이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24일보다 하루 앞선 23일 개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인민대외우호협회는 별도의 행사를 위해 한국 측 인사의 축사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양국이 기념행사를 별도로 진행하면서 행사 규모와 참석 인사 등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정부는 5년 단위의 수교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관례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개별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올해 기념행사와 수교 20주년 행사를 비교하면 현재의 한중관계가 얼마나 악화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한중수교 20주년 행사는 주중 한국대사관과 인민대외우호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장소도 호텔이나 컨벤션센터가 아니라 인민대회당에서 열렸을 정도로 격이 높았다.
참석 인사 역시 당시 부주석이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해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 리자오싱(李肇星) 전 외교부장, 루하오(陸昊) 공청단 제1서기 등 당시 장·차관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br>
이에 비해 올해는 수교 25주년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도 중국 측 참석 인사가 확정되지 않았다.
행사 개최 장소 역시 한국대사관은 베이징 시내 호텔로 정했으며, 인민대외우호협회는 아직 구체적인 장소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수교 20주년 당시 한중관계가 아주 좋았던 상황이기 때문에 행사 규모나 참석 인사 수준이 지금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 개최는 인민대외우호협회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행사 계획을 제안한 것이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개별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에 진행하던 리셉션과 한중 언론포럼, 학술행사 등을 위해 중국 측과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며 "아직 2주 이상 시간이 남은 만큼 상황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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