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고향 용인에 안주한다

입력 2017-08-11 16:00  

'3代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고향 용인에 안주한다

성금·재능기부 주택 착공식…종중·시민·기업·공무원 한마음 참여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용인의 '3대(代) 독립운동가' 오희옥(91·여) 지사가 여생을 보낼 주택 건립 공사가 11일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 지사의 고향에서 시작됐다.

오 지사의 주택은 720㎡ 부지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춘 1층 단독주택으로 오는 12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용인시는 이날 오후 4시 시민, 해주 오씨 종중, 시·도의원, 공무원, 경기동부보훈지청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열었다.

주택은 모두 용인시 공무원과 시민이 모은 성금, 해주 오씨 종중의 땅 기부, 용인시 관내 기업들의 재능기부로 짓게 된다.

오 지사가 올 2월 28일 3·1절을 앞두고 집을 찾아간 연합뉴스기자에게 독립운동 활동을 이야기하고 나서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친 것이 계기가 됐다.

용인시가 '오지사 고향 모셔오기 프로젝트'를 가동해 정찬민 시장과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 2천133만원을 모았고, 오 지사의 집안인 해주오씨 소종중에서 집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100만원)와 원삼면 기관단체장협의회(500만원)도 후원금을 종중에 전했다.

용인지역 기업들이 앞다퉈 재능기부로 건축설계, 골조공사, 시공, 조경, 전기·소방설비 등 주택건립에 참여했다.

이날 착공식에 손녀와 함께 참석한 오 지사는 "고향에 돌아와 살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용인시 공무원들과 시장님, 시민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시장은 "3대가 독립운동에 헌신한다는 것은 유래를 찾기 힘든 역사이며, 용인에서 그런 가문을 배출된 것이 대단히 자랑스럽다"면서 "각계각층의 용인시민들이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한마음으로 오 지사님을 모셔오기 위해 힘을 모아줘 더욱 뜻깊고 고맙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용인 원삼이 고향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독립운동을 벌였다.

할아버지 오인수(1867∼1935) 의병장은 1905년 한일병탄조약 체결 이후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고, 이후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아버지 오광선(1896∼1967)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1927년 만주에서 태어난 오 지사도 두살 터울인 언니 오희영(1925∼1970) 지사와 함께 1934년 중국 류저우(柳州)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첩보수집과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등 광복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오 지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오 지사는 현재 수원보훈복지타운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올 연말 주택이 완공되면 오 지사는 해방 이후 원삼면 원삼초등학교에서 8년간 교사생활을 하다 서울로 이사한 지 48년 만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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