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대 기업 영업익 비중 59%…"양극화로 경제 효과 제한적"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들의 이익이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번 실적 개선은 삼성전자[005930] 같은 일부 기업이나 일부 업종에 치중되면서 양극화 현상을 빚어 한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6일 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 제조·건설·서비스업체 533곳(금융업 제외)의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체 매출은 910조1천38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20%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78조1천939억원으로 19.19% 증가했고 순이익은 60조6천868억원으로 24.44% 증가했다.
이로써 상반기 이익 규모로 종전 사상 최대인 작년 기록도 훌쩍 뛰어넘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8.59%와 8.67%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0.79%포인트, 0.87%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매출은 798조5천906억원으로 7.8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54조2천290억원과 41조9천486억원으로 6.79%, 11.36% 증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뺀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79%로 작년 동기보다 오히려 0.07%포인트 낮아졌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은 반도체 가격 호조의 덕을 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일부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실적 개선의 경제 효과가 의문시되고 IT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매출은 직전 1분기보다 1.61% 늘어나는데 그쳤고 순이익은 1분기보다 8.14%나 줄어 실적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조9천649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30.65%에 달했고 SK하이닉스는 5조5천183억원으로 7.06%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영업이익 상위 10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45조8천304억원으로 58.61%를 차지했다.
분석 대상 기업 중 438곳은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냈으나 95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적자 전환 기업이 46곳으로 흑자 전환 기업(38곳)보다 많았다.
부채비율은 6월 말 현재 110.90%로, 작년 말보다 3.96%포인트 낮아졌다.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분석 대상 645곳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56조2천19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7% 늘었다.
이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2.29%, 29.38% 증가했다.
그러나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 기계, 비금속 광물 등 8개는 순이익이 늘고 운수장비, 건설, 음식료, 전기가스, 화학 등 9개는 순이익이 줄면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팀장은 "특히 고용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이 부진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금융업종에 속한 43개 기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5.73%, 26.75%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은행업의 영업이익이 38.95% 늘고 증권업은 72.89%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 12월 결산 법인 744곳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75조6천16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39% 늘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조6천133억원, 3조5천536억원으로 각각 22.64%, 44.82% 증가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10%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6%포인트 올랐고 매출액 순이익률은 4.70%로 1.08%포인트 상승했다.
744곳 중 495곳은 흑자를 냈고 249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역시 적자 전환 기업이 102곳으로 흑자 전환(78곳)보다 많았다.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1천곳의 상반기 매출은 12.18%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55%와 26.1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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