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문화유산에 잇단 한글낙서…혐한·반한정서 부채질

입력 2017-08-17 16:29  

中·日 문화유산에 잇단 한글낙서…혐한·반한정서 부채질

日 고사찰 도다이지 이어 中 만리장성서도 한글 낙서 발견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대표적인 고사찰인 나라(奈良)의 도다이지(東大寺)에 이어 중국의 세계문화유산 만리장성에서도 한글 낙서가 발견돼 일본과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두 곳의 낙서 모두 한국인이 한 것으로 단정할 증거도 없고, 다른 언어로 된 낙서도 적지 않게 발견된 상황이지만 한일(韓日), 한중(韓中) 사이에 긴장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글 낙서 문제로 한국인들이 싸잡아 공격을 받고 있다.

17일 중국 참고소식망 등에 따르면 만리장성 구간 중 바다링(八達嶺) 등 인기 장소에 새겨진 대량의 중국어, 영어, 한글 낙서 사진이 인터넷 SNS에 유포되고 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여러 언어의 낙서 중 한글 낙서를 주요 사진으로 소개하는 등 일부 언론이 비중있게 다루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회자되면서 한국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웨이보 사진에는 비문명적인 행위를 비난하는 6천여개의 댓글이 올라왔고, 문화유산에 낙서를 하는 행위에 벌금처분이 너무 약하다고 주장하는 글도 있었다. 낙서를 한 장소에 표지판을 세워 그런 행위를 경계하도록 해야한다는 건의도 있었다.

이에 앞서 일본에서는 지난 8일 세계문화유산인 고사찰인 나라(奈良)의 도다이지(東大寺)에서 한글로 보이는 낙서가 발견돼 일본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낙서가 발견된 곳은 도다이지 내 불당인 홋케도(法華堂·일명 산가쓰도<三月堂>)의 건물 라이도(禮堂)의 나무 난간 부분이다. 라이도는 가마쿠라(鎌倉)시대(12~14세기)에 재건된 건물이다.

높이 10㎝, 폭 40㎝ 크기에 사람 이름을 포함한 것으로 보이는 한글 3~4글자가 무언가에 의해 긁힌 듯 새겨져 있었다.

관련 내용이 보도된 뒤 1주일이 지났지만 일본의 SNS와 블로그 등에서는 이와 관련한 혐한(嫌韓) 비판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은 특히 "낙서가 한글이라는 이유로 한국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편견이 횡행하고 있다. 비판의 창끝이 특정 국가와 민족을 향해 있다"는 전문가 코멘트를 담은 도쿄신문의 기사가 퍼져나가며 확산되고 있다.

혐한 발언을 경계하는 코멘트이지만 SNS 등에서는 "위안부(소녀상)에 일본어로 낙서를 해도 범인이 일본인이 아니라고 할껀가" 등 기사가 게재된 도쿄신문과 코멘트를 한 전문가에 대한 비방글이 넘쳐나고 있다.

두 사례 모두 한글 낙서인 만큼 한국인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비판의 정도는 과해 보인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북한은 같이 멸망하라"는 식의 극도의 혐한 발언을 적은 트위터 글도 있다.

만리장성과 도다이지 모두 한글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의 낙서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유독 한글 낙서만 부각되고 있는 것도 억울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 이후 냉랭해진 한·중 관계와 작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한·일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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