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연합기 모양 타일까지 제거…샬러츠빌 후폭풍 美사회 강타

입력 2017-08-20 13:00  

남부연합기 모양 타일까지 제거…샬러츠빌 후폭풍 美사회 강타

뉴욕지하철, 비슷한 타일까지 없애…NYT "리 장군, 실제론 노예해방 지지"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주 미국 버지니아주(州)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자 폭력시위의 후폭풍이 미국 사회를 거세게 강타하고 있다.

샬러츠빌 사태를 계기로 미국 내 인종갈등이 폭발하자 미 당국은 사태를 촉발한 남부연합(confederate)을 연상시키는 일체의 기념물들을 모두 철거하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20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공사(MTA)는 뉴욕 타임스퀘어 역에서 40번가 출구로 이어지는 통로 벽에서 '남부연합기'와 비슷한 모양의 타일을 모두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1861~65) 당시 노예 소유를 인정한 남부연합 정부의 공식 깃발로, 미국에서는 아직도 이 깃발이 백인우월주의 또는 흑인 차별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이번 샬러츠빌 사태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나치 깃발과 함께 남부연합기를 든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빨간 바탕에 두 파란색 대각선이 교차하는 이 타일은 애초 뉴욕의 중심지로서 타임스퀘어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샬러츠빌 사태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타일이 남부연합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자 MTA 측은 타일 제거를 결정했다.

MTA의 대변인 케빈 오티스는 "이 타일들은 남부연합기가 아니다"라며 "빨간색과 하얀색, 파란색 타일들로 이뤄진 이 문양은 '타임스퀘어는 전 세계의 교차점'이라는 의미로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도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을 이끈 로버트 E. 리와 토머스 스톤월 잭슨 장군의 이름을 딴 브루클린 군사기지 내 거리 이름을 바꾸라고 군 당국에 요구하고 나섰다.

군 당국은 "미국의 통합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해당 거리가 남부연합군 장군들의 이름을 땄다고 항변했지만, 요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샬러츠빌 폭력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로버트 리 장군이 실제로는 노예제 폐지를 옹호했다는 주장이 나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김을 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리 장군이 남북전쟁 발발 4년 전인 1857년 12월 자사에 편지를 보내 자신이 노예 해방을 지지한다는 뜻을 시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직업군인이었던 리 장군은 버지니아주 최대의 노예 소유주인 알링턴의 커스티스 가문의 딸과 결혼했고, 장인인 조지 워싱턴 파크 커스티스로부터 노예 수백 명을 포함한 재산을 물려받았다.

장인인 커스티스는 사망 당시 자신이 죽고 5년 후에 노예들을 모두 풀어주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NYT와 보스턴 트래블러 등 당시 언론들은 상속인인 리 장군 부부가 노예들을 풀어주길 원치 않아 이들 노예의 해방이 요원하다는 비판 기사를 실었다. 또, 커티스가 5년 후가 아닌 사망 직후 노예들을 풀어주라고 유언을 남겼지만, 리 장군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리 장군은 NYT에 반박 서신을 보내 "(장인의) 유언을 실행하지 않으려는 의사는 전혀 없었다"며 소유한 노예를 곧 해방시키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NYT는 이듬해 1월 리의 서신을 지면에 실으며 "그의 결정이 기쁘다"라고 평가한 기사를 실었다.

NYT는 이 서신이 노예제에 대한 리 장군의 생각을 보여준다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바람과 달리 그가 노예 해방에 반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역사교수인 에릭 포너는 "리 장군은 노예제 옹호자가 아니었다"며 "다만 노예제에 대한 생각을 직접 피력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사령관이었던 리 장군은 비록 전쟁에서 패배했지만, 백인우월주의자들에 의해 극우파의 상징이 된 인물이다. 지난 12일 샬러츠빌 폭력사태는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려는 당국의 결정에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반발하면서 발생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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