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예산] '장미대선'에 3년 연속 추경·본예산 동시 편성

입력 2017-08-29 08:00   수정 2017-08-29 09:45

[文정부 첫예산] '장미대선'에 3년 연속 추경·본예산 동시 편성

공약 재원 분석에 4월부터 밤샘…본예산 편성 도중 11조 일자리 추경 제출

예산실장 출신 김동연 부총리·예산실 시스템으로 고난도 작업 마무리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매년 힘들었지만 올해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두 번 다시 올해와 같은 작업은 못할 것 같습니다."(예산실 A과장)

29일 국무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이 의결되면서 재정당국의 한 해 가장 큰 농사가 일단락됐다.

예산안 국회 제출 이후 심사 및 의결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정부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분위기다.

매년 반복되지만 예산실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할 만큼 이번 예산안 준비 과정은 예년 보다 고난도(高難度) 작업이었다.

통상 초여름에 접어들면 바빠지기 시작하는 예산실이지만 올해는 '장미대선'으로 인해 그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

대선 기간인 지난 4월부터 예산실은 각 당 대선주자가 내놓은 각종 정책의 소요재원 등을 분석하느라 날밤을 새웠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결정되면서 예산실 움직임은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 등 정책과제를 새롭게 반영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필요한 예산 소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예산편성 추가지침을 마련해 각 부처에 통보했다.

여기에다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예산실은 3년 연속 추경과 내년 본예산을 동시에 편성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헌법상 예산안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되면서 국회 예결위가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12월 1일 자정을 기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원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이에 따라 예산안 국회 제출 역시 국회선진화법에 맞춰 10월 2일에서 9월 2일까지로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올해는 9월 2일이 토요일이다 보니 예산안 제출 D-데이가 1일로 정해졌다.

2015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등으로, 지난해에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로 본예산 편성 중간에 추경을 편성했지만 올해는 사상 최초의 장미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본예산과 추경을 동시에 편성하게 됐다.

2015년(11조6천억원), 2016년(11조원)에 이어 3년 연속 11조원대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통과는 쉽지 않았다.

인사청문 정국에다 공무원 증원에 대한 야당 반대 등이 이어지면서 국회 제출 후 45일만인 지난 7월 22일에야 국회 문턱을 겨우 넘었다.

예산실 관계자들은 이 기간 추경 통과를 위해 세종청사와 서울청사, 여의도 국회 등을 오가는 와중에 내년 본예산 심의까지 진행하는 '투-트랙' 작업을 벌였다.

여기에 새 정부 출범으로 기재부 수장과 차관 등이 교체됐고, 지난 7월에는 그동안 예산실을 이끌었던 박춘섭 예산실장이 조달청장으로 승진하면서 예산실장이 없는 상태에서 막판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 24일 구윤철 예산총괄심의관이 예산실장으로 승진하면서 예산실장 없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일은 면하게 됐다.

예산실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및 각종 복지정책을 위해 강도 높은 재량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처 및 지자체의 '저항'에도 부딪쳤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 정부 첫해에 확실한 세출 구조조정이 돼야 5년간 계획한 국정과제 이행을 뒷받침할 수 있다"며 "(각 부처) 장관들께 함께 고통을 분담하자는 고언을 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행히 김 부총리가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 등을 거치면서 예산 업무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해 새정부 첫 예산 편성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사람' 보다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예산실 조직 분위기 역시 정권 교체 및 장차관 인사 등의 변수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시한 내 예산안 편성을 마무리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같은 노력이 전달됐는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재부·금융위·공정위 핵심정책토의에서 이례적으로 기재부와 김 부총리의 성과를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기재부는 경제 사령탑으로서 사람 중심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큰 그림 속에 성공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초대기업, 초고소득자 소득의 재분배를 실현하고 내년도 예산에서 11조5천억원에 이르는 뼈를 깎는 고강도 지출 절감으로 예산을 줄이고 새로운 국정과제에 필요한 재원 대책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고 칭찬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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