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명문 옛 도심 학교 쇠퇴…외곽 신설학교는 학생 '북적'

입력 2017-09-03 08:45  

전통 명문 옛 도심 학교 쇠퇴…외곽 신설학교는 학생 '북적'

외곽 개발지로 인구 이동 영향…학생 배치 계획 수립 애로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학생들이 시루 안의 콩나물처럼 북적거리던 교실, 분주했던 오전·오후 교대 수업.

그리 멀지 않은 시대의 도심 학교에서 빚어졌던 풍경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많은 졸업생을 배출했던 구도심 학교들이 더는 넘쳐나는 학생들로 바글바글거리지 않는다.

저출산 파고에 휩싸이고 구 도심에서 외곽 택지개발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학생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상권도 날로 쇠퇴해 구도심은 공동화 현상에 직면했다.

도시재생 및 재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옛 도심 학교들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30년 전인 1987년 청주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한벌초등학교였다.

이 학교는 당시 67학급에 전교생 3천320명을 자랑했다. 1학년이 12학급일 정도로 초대형 학교였다.

그러나 올해(이하 4월 기준) 재학생은 437명에 불과하다. 30년 전의 8분의 1 수준이다. 학급 수도 1∼6학년 3학급씩에 특수 2학급 등 20학급으로 줄었다.




110년 역사의 주성초등학교는 30년 전만 해도 43학급 규모에 1천935명이 재학했지만, 지금은 12학급 182명의 소규모 학교가 됐다. 5학년은 1학급밖에 없다.

1987년과 올해를 비교할 때 석교초(2천308명→248명), 청남초(2천267명→483명), 우암초(2천406명→255명), 모충초(2천250명→402명), 사직초(2천393명→257명), 봉명초(2천121명→442명) 등 나머지 구도심 학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구도심 학교들의 학생 수 감소가 지속하면 머지않은 장래에 인근 학교와의 통폐합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2000년 이후 도심 외곽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들어선 학교나 개발지구 주변 학교들은 몸집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의 경우 48학급 이상이거나 학생 수가 1천632명 이상일 경우 과대 학교로 본다.

청주에서는 대농지구 솔밭초가 57학급 1천717명으로 대표적인 과대학교다.

율량지구로 신설 대체 이전한 중앙초(57학급 1천535명)와 창신초(53학급 1천513명), 오창산업단지 각리초(57학급 1천649명), 만수초(49학급 1천342명)도 과대학교에 속한다.

개신초(47학급 1천144명), 동주초(45학급 1천126명), 성화초(47학급 1천81명), 용성초(47학급 1천170명) 등은 과대학교에 근접했다.

올해 38학급을 편성한 산성초는 호미지구 우미린 아파트단지 입주로 내년에 무려 16학급이 증설돼 53학급 규모로 운영된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학교들이 개발 붐을 타고 대형 학교로 위세를 떨치는 셈이다.

물론 과대학교는 과밀 교실, 운동장 사용 문제 등 교육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새 개발지구로의 거주지 이동 현상에 따라 구도심 학교처럼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적정 규모 학생·학급 수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도내 학급당 평균 인원을 초등학교 20.9명, 중학교 26.3명, 고교 28.4명으로 맞출 계획이다. 올해는 초등학교 20.8명, 중학교 26.5명, 고교 29.5명이다.

올해 초등학교의 급당 인원 지표는 동 지역 26명, 읍 이하 25명이지만, 읍·면에는 한 반에 5명 안팎인 곳도 많아 전체 학생 수를 전체 학급 수로 나눈 급당 평균 인원은 급당 인원 지표보다는 적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구가 외곽 개발지역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몰리면서 균형 있는 학생배치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jc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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