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강타'로 국내 정유사 '수혜'…LPG 가격↑

입력 2017-09-02 13:00   수정 2017-09-02 13:08

'하비 강타'로 국내 정유사 '수혜'…LPG 가격↑

허리케인 하비로 텍사스 정유시설 피해…정제마진 급등

LPG는 미국 공급 끊어지면서 가격 인상 요인 발생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미국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주요 정유시설을 강타하면서 우리나라 정유업계가 상당한 '수혜'를 입게 됐다.

하비가 휩쓸고 다닌 텍사스 지역에는 미국 전체 정제설비의 25%가량이 몰려있다. 하비로 인해 이 지역 정유 공장 대부분이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정유 수급에 이처럼 대형 '이상신호'가 생기자 정제마진은 폭등하기 시작했다. 정제마진은 '원유 가격과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석유 제품 판매 가격 간 차이'를 말하며 정유업계 실적의 가늠자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크랙마진(정제마진)은 정유업계 비수기임에도 연중 최고치인 10달러를 돌파했다. 작년 비슷한 시기의 정제마진은 5달러 내외에 불과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제설비 폐쇄 규모 확대로 정유제품 정제마진 확대가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동 중단된 공장을 다시 돌리는데 최소 한 달 넘게 걸리는 정유업계 특성상 하비가 물러가더라도 텍사스 지역 정유시설이 복구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침수나 화재 등 치명적인 피해를 본 공장의 경우 복구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인도 대형 정유사 정기보수, 유럽 최대 정유사인 더치 쉘의 설비 화재 등 일부 글로벌 업체의 생산 라인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국내 업체의 제품 판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보다 더 큰 규모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정제마진은 10달러를 충분히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2분기에 주춤했던 정유업계의 실적도 3분기에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7%나 줄었고,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2.4%나 감소한 바 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유가가 배럴당 42달러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한, 3분기 영업이익은 업계 추정치를 대폭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도 "글로벌 수급 상황과 미국의 공급 차질을 고려하면 정유업종은 제3의 호황기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비는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이 올해 수출할 프로판, 부탄은 2천800만t으로, 이중 절반가량이 한국, 일본, 중국 등으로 가는데 하비로 인해 멕시코만의 연료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아시아로 수출하는 LPG 중 90%는 멕시코만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도 전체 LPG 수입 물량의 절반가량을 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 물량이 줄어듦에 따라 국내 LPG업계도 조만간 국내 가격에 국제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1과 SK가스는 이에 앞서 지난달 유가 인상으로 인해 9월 LPG 공급가격(프로판·부탄)을 48원씩 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LPG는 운송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국제 가격 시세가 한 달 뒤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라며 "9월에 이어 10월에도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했는데 LPG를 주로 사용하는 분들이 자영업자와 서민이라는 점 때문에 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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