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지만 집중하게 되는…OCN '구해줘'

입력 2017-09-05 10:30   수정 2017-09-06 10:09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지만 집중하게 되는…OCN '구해줘'

무거운 현실 고발 이야기에도 시청률 3% 유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저기 어디쯤 환한 빛이 나올 법도 한데, 가도 가도 어둠뿐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그래도 숨돌릴 순간은 주겠거니 기대를 해봤지만, 10회가 지나도록 매번 그러한 기대는 '무참히' 꺾였다.

그런데 시청률이 3%(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다. OCN 주말극 '구해줘'가 드라마의 다양성을 한 뼘 확장하고 시청자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며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 한없이 무거운 이야기로 시청률 사냥에 성공

'구해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둡고 무겁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이들과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된 이들의 이야기는 내내 불편하고 불쾌하다. 공포심과 슬픔을 자극하고, 단 한 순간도 이완을 시켜주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지도 않는다. 10회가 방송되도록 통쾌한 순간, 반전의 순간은 없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지난 8회에서 시청률 3%를 넘어서더니 3일 방송된 10회에서도 3%를 유지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3.9%까지 올랐다. 한없이 가볍고 활달하고 코믹한 KBS 2TV 수목극 '맨홀'이 2%를 전전하다 지난달 31일에는 1.4%까지 추락한 것과 비교하면 '구해줘'의 성적은 눈부실 정도다.

앞서 OCN에서 방송한 '보이스'도 심각한 수준의 폭력적이고 잔인한 범죄를 그렸지만, 한두 회 안에 하나의 에피소드를 해결하면서 통쾌함을 안겨줬고 고비고비 시청자에게 숨 쉴 구멍을 줬다.

그러나 '구해줘'는 전체 16회 중 10회까지 오도록 계속 암흑천지다. 극중 인물들은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고 시청자의 마음도 무겁다. 하지만 차곡차곡 쌓인 '체증'을 마지막 순간에 날리려는 듯 드라마는 흔들림 없이 전진 중이고, 시청자 역시 그러한 드라마의 계획에 동의하며 시청률 3%로 답하고 있다.






◇ 외면하고 싶은 현실 고발하며 시선 집중 이끌어

'구해줘'에 대한 관심은 '그것이 알고 싶다' 류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보는 심정과 상당 부분 교집합을 이룬다. 허구의 세계가 아니라 엄연히 우리가 사는 세상, 내 주변 어딘가에서 벌어진 일들을 고발하는 프로그램이 주는 충격은 웬만한 드라마보다 강하다.

'구해줘'는 그 중에서도 잊을만하면 등장하고, 그 패턴도 비슷하지만 언제나 피해자를 양산하는 사이비종교의 세계를 다뤄 시선 집중을 이끈다.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 순간 사이비종교에 발을 들이고, 허무맹랑한 설교에 빠져 모든 재산과 영혼을 저당 잡힌 채 살아가는 모습은 그저 혀를 끌끌 차고 넘기기엔 너무 무섭다.

또한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종교 시설 안에서도 끔찍한 폭력에 노출되고 희생당하는 자들의 모습 역시 그게 충분한 개연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보다 훨씬 더 공포스럽다.

드라마는 이처럼 외면하고 싶은, 알고 싶지 않은 현실을 시청자의 두 눈 앞으로 가져와 고발하면서 끝까지 지켜보라고 한다. 10회까지 오도록 주인공들과 피해자들은 무기력하고 속수무책이다. 믿고 따를 만한 영웅도 없다.

하지만 드라마는 개연성 짙은 묵직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전개하면서 흔들림 없는 뚝심으로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뚝배기가 예열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듯 견고하게 공포와 분노의 감정을 쌓아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촌스럽고 미약한 주인공들이 이 난국을 어떻게 뚫을 것인지 지켜보라고 한다.

조성하, 박지영, 윤유선, 손병호를 비롯해 옥택연, 서예지, 우도환 등 배우들이 고루 자기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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