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크롱 인기 추락·야당 내홍 틈타 급진좌파 멜랑숑 급부상

입력 2017-09-05 05:00  

佛, 마크롱 인기 추락·야당 내홍 틈타 급진좌파 멜랑숑 급부상

마크롱 지지도 급락, 공화·사회·국민전선 선거참패 '자중지란'

멜랑숑 "내가 마크롱 라이벌" 23일 장외투쟁…리더십 시험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집권 넉 달 만에 지지율이 최악의 수준으로 급락한 틈을 타 급진좌파 정치인 장뤼크 멜랑숑이 '제1 야권주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전통의 기성정당들인 공화당과 사회당은 잇따른 선거 참패에 따른 내분 수습에 매달리느라 멜랑숑의 급부상을 견제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여론전에 능한 멜랑숑은 자신을 '마크롱의 맞수'로 포장하고 정부의 노동시장 개편에 반대하는 대규모 장외투쟁을 준비하는 등 집권세력과 '일전'을 벌일 태세다.

◇마크롱 적수로 유권자 59% "멜랑숑"…본인도 "대통령의 제1 라이벌" 자처

급진좌파 정당 '라 프랑스 앵수미즈'(LFI·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오는 23일 파리 시내 곳곳에서 마크롱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정부의 노동법 개정 추진을 "사회적 쿠데타"로 규정한 LFI는 이번 집회를 반(反) 마크롱 세력의 대대적인 결집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LFI를 이끄는 인물은 지난 대선에서 '데가지즘'(D?gagisme) 돌풍을 일으켰던 장뤼크 멜랑숑이다. 데가지즘은 기성정당이 몰락한 자리를 마크롱과 멜랑숑,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등 '아웃사이더'들이 전면에 등장한 것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프랑스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도배하다시피'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4위에 오른 멜랑숑은 한 달 뒤 총선에서 처음 LFI의 후보 다수를 원내에 진출시켰다.

LFI는 현재 하원에 17명의 의원을 둔 소수정당이지만 교섭단체를 구성한 데다 공화·사회당이 심각한 내홍과 마크롱의 국정지지율이 곤두박질친 공백을 차지하며 예상 밖의 선전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멜랑숑은 자신을 '제1 야권주자', '마크롱의 가공할 라이벌'로 포장하고, SNS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 젊은 층과 좌파 노동계급을 상대로 꾸준히 기반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27일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조사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마크롱의 최대 적수가 될 정치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9%가 멜랑숑을 꼽기도 했다.

대선 결선에서 마크롱과 맞붙은 르펜이 51%로 나왔고, 사회당 대선 후보였던 브누아 아몽과 현 공화당 부대표 로랑 보키에즈가 각각 27%로 동률이었다.




◇전통의 공화·사회당 선거 참패로 자중지란…멜랑숑이 공백 파고들어

멜랑숑의 선전은 공화당과 사회당, 국민전선이 대선과 총선 이후 내분과 진로 상실 등으로 고전하는 것에 힘입은 바 크다.

제1야당인 공화당은 대선 패배 책임론과 12월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지향점이 여당과 대부분 겹쳐 '야성'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전 정부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은 총선에서 최악의 참패를 경험한 뒤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고, 극우성향 국민전선 역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소재와 당의 진로를 놓고 내분을 겪고 있다.

이런 공백을 틈타 급부상한 멜랑숑과 LFI는 단순히 현 집권세력의 '안티테제'에 그치지 않고 수권정당으로의 도약을 모색 중이다.

멜랑숑의 대선 선대본부장이었던 마뉘엘 파르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현 집권세력에 대항해 대안을 실질적 제시하는 세력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런 구상의 첫 시험대가 바로 이달 23일 LFI의 '사회적 쿠데타에 대항하는 행진' 집회다.

프랑스 제2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이 총파업 개시일로 정한 12일에 이어 조직되는 이번 집회는 멜랑숑의 정치력을 확인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엘리제 궁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최근 30% 수준으로 폭락한 상황에서 의회 내에서 가장 조직력이 뛰어난 LFI가 장외투쟁을 '현 정부의 실정 프레임' 확산 기회로 삼을지 잔뜩 경계하고 있다.




◇"멜랑숑 급부상, 마크롱에 오히려 호재" 분석도…"수권능력 없어" 일축

하지만 의석수로 LFI를 압도하는 여당과 공화·사회당은 멜랑숑을 '무책임한 극좌파 선동가'로 애써 깎아내리는 기류다.

여당의 프랑수아 파트리아 상원의원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LFI의 반대는 소란스럽고 과장돼서 일부 유권자층에 어필할 순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당의 이런 인식에는 멜랑숑의 선전이 마크롱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마크롱에게 멜랑숑의 급부상이 다른 정적들이 세력을 확대하는 것을 차단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 기욤 타바르는 일간 르피가로 칼럼에서 이런 점에 주목, "멜랑숑과 마크롱은 최고의 동맹"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좌·우를 초월한 '신(新)중도'의 기치를 내건 마크롱에게는 급진좌파 멜랑숑이 프랑스의 좌파 전체를 대변하는 듯한 현 상황이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마크롱이 가장 두려워하는 '강한 중도좌파'의 등장을 멜랑숑이 막아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근거한다.

장조레스재단의 질 핀첼스타인 이사장은 "멜랑숑이 버티고 있다는 건 사회당에는 악재지만 마크롱에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좌파의 '맏형'으로 전임 정부에서 집권당 지위를 누렸던 사회당은 이런 상황이 특히 못마땅한 기류다.

사회당은 대선과 총선에서 최악의 참패를 하며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처지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멜랑숑에게 "수권정당의 면모가 없다"며 공격을 재개했다.

하원 중도좌파연합 교섭단체인 '신좌파'의 대표 올리비에 포르 의원(사회당)은 르몽드에 "지금 우리가 마크롱의 적수는 못 되지만 멜랑숑은 더더욱 그렇다. 반대만 잘하는 세력과 수권정당을 혼동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그는 "사회당은 23일 LFI의 장외투쟁에 합류하지 않겠다. 대중의 이목을 끌기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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