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허리케인 '어마'…카리브 섬 허물고 미국도 위협

입력 2017-09-07 10:52   수정 2017-09-07 14:11

역대 최강 허리케인 '어마'…카리브 섬 허물고 미국도 위협

카리브해 10여개섬 초토화되고 최소 7명 사망…유엔도 구호팀 급파

플로리다 상륙 임박하면서 일부 대피령…생필품 사재기에 사형집행 중단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최고등급(카테고리 5) 허리케인 '어마'(Irma)가 카리브해 도서국가들을 강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주말에는 미국 플로리다주를 통과할 것으로 관측돼 최근 '하비' 물난리를 겪은 미국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애초 열대성 폭우로 예보됐던 어마는 시속 185마일(295㎞) 이상의 카테고리 5등급 허리케인으로 몸집을 불렸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어마는 40년 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강력한 2개의 폭풍 중 하나다.

필 클로츠바흐 콜로라도주립대 기상학 교수는 24시간 이상 시속 185마일 이상의 풍속을 유지한 폭풍은 2013년 태풍 하이옌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라고 밝혔다. 하이옌은 당시 필리핀 등을 강타해 6천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그는 어마를 전기톱에 비유하며 "플로리다 주민들도 매우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엔은 어마로 인해 3천700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구호팀을 파견했다.





◇ "돌무더기로 변한" 카리브 섬…트럼프 대저택도 피해본듯

이미 어마는 카리브해 일대에서 엄청난 피해를 냈다.

미 방송 CNN에 따르면 생마르탱섬, 앤티가바부다, 세인트 키스 네비스 등 카리브해에 있는 섬 10여개가 어마 때문에 초토화됐다.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분점하는 생마르탱섬에서는 주민 6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어마가 가장 먼저 강타한 프랑스령 바부다섬에서는 1명이 사망했다.

개스턴 브라운 앤티가바부다 총리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 "바부다는 말 그대로 돌무더기가 됐다"고 말했다.

바부다섬의 90%가 황폐화하고 주민의 60%는 집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는 36시간 동안 통행금지를 발동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리카르도 로셀로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방위군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생마르탱 섬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저택도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약 2만㎡의 대지 위에 침실 11개를 갖춘 트럼프 대통령의 대저택은 지난 4월 시중에 매물로 나왔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이 저택의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당 지역이 건물이 무너지고 차가 뒤집히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으로 미뤄 역시 허리케인을 피해가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재단의 대변인 어맨다 밀러는 성명에서 "생마르탱의 상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국제사회도 적극 나섰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캐리비언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력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팀을 파견했으며 추가 파견팀도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티에 파견된 유엔 관계자들이 현지 정부와 공조하고 있으며, 어마가 덮칠 것으로 예상되는 북부지방 정부에도 직원들을 보냈다고 말했다.

또 유엔평화유지군이 섬 두 곳에 배치됐으며 아이티 서부의 고나이브섬에도 도로개통을 위해 기술자를 파견했다.





◇ 숨죽인 美플로리다…사형집행도 단속도 '일단정지'

지난주 텍사스주에서 허리케인 '하비'의 상흔을 목격한 미국은 그보다 더 강력하다는 어마 상륙을 앞두고 초비상이다.

CNN은 기상예보관들을 인용, 어마가 미국 본토에 상륙할지 말하긴 이르지만 오는 10일 오후까지 플로리다 동쪽 연안을 지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허리케인의 중심부는 플로리다 반도를 강타할 가능성도 있다.

플로리다에선 주민들의 생필품 사재기로 마트는 텅 비었고, 주유소 기름도 동났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카운티는 연방고속도로, 이동주택 등을 포함한 구역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피 명령에 귀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그는 "폭풍해일이 여러분의 집을 덮칠 수 있다. 집은 다시 지을 수 있지만 가족을 다시 지을 순 없다"라고 경고했다.

플로리다주 오키초비호의 범람 가능성도 제기된다. 육군공병대가 투입돼 허버트 후버 다이크를 제방 조치를 했고, 수위를 보며 추가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플로리다주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아직은 정상가동 중이지만, 필요한 경우 폐쇄도 검토하고 있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플로리다주의 원자력발전소 2곳의 작동을 중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저 해나 NRC 대변인은 "두 발전소 모두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며 "외부 장비는 고정시키거나 이동하고, 비상 발전기는 안전하게 가동하고 있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사형집행 절차를 연기하기로 했다.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마이클 레이 램브릭스는 내달 5일 사형집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그의 변호인은 어마의 영향을 받으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절차 연기를 요청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어마의 타격이 예상되는 지역에서 범죄 경력이 없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에서 "어마로 인해 인명을 구하는 데 있어 이민 지위는 고려요인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허리케인이 대서양에서 기록된 것 중 최대 규모인 듯 보인다"며 직접 경계령을 내리기도 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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