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별 볼 일 없는 취업코스 된 해외유학…연봉 '폭락'

입력 2017-09-07 11:42  

중국서 별 볼 일 없는 취업코스 된 해외유학…연봉 '폭락'

10년새 3배 증가한 유학생, 공급과잉…"본토 취업난 원인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인 린(28) 씨는 호주에서 6년 동안 재무 분야를 전공하면서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그녀의 학비를 대기 위해 부모는 집을 팔아 120만 위안(약 2억원)의 돈을 마련해줬다.

하지만 학업을 마치고 올해 중국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닥친 현실은 냉혹했다. 한 기업의 면접에서 회사 간부는 그녀의 일에 도움이 될만한 중국 내 인맥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유학생 출신인 그녀에게 있을 리 만무했다.

결국, 그녀는 고객을 만나 공장에서 만든 샘플을 나눠주는 일을 구했다. 그녀는 자신의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 밝히길 거부했지만, 연평균 30만 위안(약 5천100만원)에 달하는 유학비용에 비춰보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한때 중국 젊은이들에게 고소득 일자리를 보장하는 '골든 티켓'이었던 해외 유학이 이제는 별 볼 일 없는 취업 코스로 전락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해외 유학 후 중국에 돌아와 취업한 학생들의 평균 초봉은 2007년 월 1만 위안(약 17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그 60%에 지나지 않는 월 6천 위안(약 1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 대졸자의 평균 초봉이 월 4천800위안(약 80만원)가량인 것을 생각하면 유학생과 본토 대졸자 간 연봉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귀국한 유학생의 28%는 월급이 6천 위안보다 더 적은 일자리를 제안받았으며, 40%는 6천 위안에서 8천 위안(약 140만원) 사이를 제안받았다. 가장 월급이 적은 일자리 제안은 3천500위안(약 6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이 같은 연봉 폭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외유학생 수가 단기간에 너무나 많이 늘었다는 데 있다.

귀국 후 글로벌 투자은행, 다국적 기업 등에 취업해 고액의 연봉을 받을 꿈에 부푼 중국 젊은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유학의 길을 떠나면서 최근 10년 새 해외유학생 수는 급증했다.

2007년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중국인 학생의 수는 14만4천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3만2천500명으로 3배로 늘었다.

더구나 2007년에는 미국, 유럽 등의 고용시장이 좋아 해외 유학 후 중국으로 돌아오는 젊은이가 4만4천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는 43만여 명에 달했다. 귀국 유학생 수로만 따지면 10배로 늘어난 셈이다.

중국 본토 취업시장 사정도 별로 좋지 않아 지난해 770만 명에 달하는 대졸자 상당수가 택배 등 단순 노무직으로 취업하는 실정이다.

2013년 81%에 달했던 대졸자 정규직 취업 비율은 갈수록 낮아져 2015년 77%로 떨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귀국한 유학생의 상당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연봉의 일자리를 제안받으며, 냉혹한 현실을 탓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러한 일자리를 받아들인다고 SCMP는 전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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