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센 흑인소녀에서 퍼스트레이디까지…미셸 오바마 전기

입력 2017-09-12 10:52   수정 2017-09-12 14:50

고집 센 흑인소녀에서 퍼스트레이디까지…미셸 오바마 전기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15년 전직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전기가 번역 출간됐다.

신간 '미셸 오바마'(원제 Michelle Obama : A Life)는 시카고 변두리에서 자란 흑인 소녀가 퍼스트레이디가 돼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때까지 과정을 각종 기사 자료와 주변 사람들의 증언, 미공개 인터뷰 등으로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책은 물론 미셸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단순한 성공스토리에 그치지 않는다. 그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 시대적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며 자연스레 미국의 역사와 정치사도 함께 담았다. 특히 흑인을 바라보는 미국 사회의 시각이 어떻게 바뀌어왔으며 그 속에서 미셸이 어떤 경험을 통해 오늘날의 그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 미셸은 공부벌레에 지는 것을 싫어하는 고집스러운 소녀의 모습이다. 열 살 때 욕을 너무 많이 해 여름 캠프에서 상을 받지 못했다는 일화나 지독한 공부벌레였고 무엇이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다는 일화, 학교 성적이 부족해 주변에서 프린스턴대에 입학하기가 어렵다고 말렸지만 결국 입학에 성공했고 대학에서는 절제력으로 유명했다는 일화 등이 소개된다.





당시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 인종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편이었던 프린스턴대에서의 생활은 미셸이 흑인으로서 정체성을 뚜렷이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기숙사 룸메이트 중 한 명의 어머니는 흑인인 미셸이 룸메이트라는 사실을 알고 학교 측에 방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논문은 흑인 프린스턴대 동문의 인종적 태도와 습관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흑인 문제를 사회학 연구와 결합한 것이었다.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미셸이 잡은 첫 직장은 시카고의 유명 로펌(법무법인) 이었다. 이곳에서 여름 인턴을 하러 온 하버드 로스쿨의 스타 학생 버락 오바마를 처음 만났을 때 묘사된 내용이 흥미롭다.

"처음 반응은 시큰둥했는데 그가 회사에 보낸 사진으로 봤을 때 그렇게 잘 생겼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귀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선의를 품은 백인들이 때때로 흑인들에게 얼마나 사소한 일로 감탄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셸은 버락이 사무실로 걸어들어오자마자 매력적이고 잘생긴 그에게 바로 반해 데이트를 시작한다.







이후 이야기는 돈과 출세가 보장된 로펌을 박차고 나온 미셸이 반 토막 난 연봉을 받으며 시청에서 행정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이후 멘토링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공공동맹을 거쳐 시카고대 지역사회봉사센터, 시카고 대학병원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며 활동하는 모습, 남편 버락 오바마가 정치적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미셸의 역할, 백악관에서의 생활과 퍼스트레이디로서 활동 등으로 이어진다.

겉으로는 멋진 남편이지만 가정적으로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이 강했던 남편과 갈등을 빚으며 일과 가정의 균형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여성의 모습도 그려진다. 남편의 일은 항상 미셸의 일에 앞섰고 아이가 아프거나 보모가 사정이 생겨 집을 지켜야 할 경우 책임은 대개 미셸의 몫이었다.

저자 피터 슬레빈은 12년간 워싱턴 포스트로 일하다 지금은 노스웨스턴대 언론대학원 교수로 일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내년 5월께 미셸의 자서전이 나올 예정이다.

학고재 펴냄. 천태화 옮김. 520쪽. 2만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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