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스웨덴병원 의료진·환자 60년만에 사진전서 재회

입력 2017-09-13 16:32  

6·25 스웨덴병원 의료진·환자 60년만에 사진전서 재회

부산 동아대 '서전병원 사진전' 개막…180여점 전시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6·25 전쟁 당시 부산에서 운영됐던 스웨덴병원의 의료진과 당시 환자들이 60여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13일 부산 동아대 석당박물관에서 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전병원(스웨덴 참전용사의 눈으로 본 피란수도 부산) 사진전' 개막식을 열었다.

개막식에는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의 초청을 받은 의료진 4명과 가족 등 12명을 비롯해 당시 병원을 거쳐 간 환자 4명과 한국인 근무자 1명이 참석했다.




사진전은 의료진 파견 당시 모습과 의료 활동사진, 당시 야전병원 모습, 피란수도 부산의 풍경, 다시 일어서는 부산의 모습, 스웨덴 자연환경 등으로 구성됐다.

양측 만남의 자리에서는 스웨덴 의료진의 도움에 고마움을 전하는 인사가 이어졌다.

담당 외과 의사를 잊지 못해 스웨덴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조군자(76·여) 씨는 "16세 때 폐결핵으로 사경을 헤매다 스웨덴병원에서 진료받고 살아났고 1년간 약까지 보내줬다"며 "16세 이후의 삶은 스웨덴 사람들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학태(81) 씨는 "골수염으로 인생을 포기했다가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삶을 얻었다"며 신발을 벗은 채 의료진과 가족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충수염을 앓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다는 류재영(66) 씨는 "충수염은 60여년 전만 해도 죽음에 이르는 병이었다"며 "치료를 해주신 의료진 중 '에바' 선생님은 제2의 부모와 같다"고 말했다.

스웨덴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담당했던 김낙규(85) 씨는 "스웨덴 의료진들은 말 그대로 순박한 양반들이었다"며 "변변한 병원이 없던 부산에서 정말 열심히 활동했다"고 말했다.




스웨덴 의료진의 감사 인사도 뒤따랐다.

간호사로 근무했던 잉야 마리아 마닝야르(93·여) 씨는 "영국에서 한국 전쟁의 발발 소식을 듣고 한국행을 결심했다"며 "우리의 활동에 고마워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놀랍도록 발전한 한국과 부산의 모습을 보니 그때 한국에서 근무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운전병으로 근무한 욘 에릭슨(93) 씨는 "한국과 부산이 이렇게 발전해서 아주 반갑고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 회그룬드 주한스웨덴 대사는 사진전 개막식 축사에서 "스웨덴병원의 한국 파병은 스웨덴 역사상 전례없는 인도주의적 사업이었고 오늘날 양국의 밀접한 관계는 60여년 전 의료진 덕에 가능한 것"이라며 "이번 사진전은 어려운 시기를 보여주는 것이면서 양국의 굳건한 우정을 대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1950년 당시 6·25전쟁이 발발하자 유엔 결의에 따라 미국, 영국 등 참전 16개국 외에도 의료지원 5개국이 전후방에서 활발한 의료 활동을 벌였다.

영세중립국 스웨덴은 스웨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의료지원단을 구성해 그해 9월 부산에 스웨덴 야전병원을 열었다.

스웨덴병원 의료진은 1957년 3월까지 6년 6개월간 총 대신에 청진기와 약품 등을 들고 적군과 아군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까지 치료했다.

1천100여명이 부산에서 근무했고 200만명이 치료받았다.

개막식이 열린 석당박물관 바로 옆 석당미술관에 마련된 사진전에는 스웨덴 의료지원 참전용사 3명이 직접 촬영한 사진 자료와 미공개 사진 180여 점이 선보인다.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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