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중국, 韓기업 무덤되나…이마트·롯데마트 줄줄이 철수

입력 2017-09-14 17:32  

사드보복 중국, 韓기업 무덤되나…이마트·롯데마트 줄줄이 철수

유통업계 충격…전기·자동차 기업도 고전

보복 완화 기대 사라져…경영환경 갈수록 악화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못 이겨 롯데마트가 결국 중국 매장 매각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전체 매장을 포함한 처분 작업에 나서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성주골프장이 사드 배치 장소로 결정되면서 롯데는 중국의 집중적인 보복 대상이 됐다.

국내에서 롯데면세점 등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타격을 입었지만 중국 현지 피해가 컸다.

특히 롯데 계열사 가운데 중국 점포가 가장 많은 롯데마트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소방법 위반 등을 이유로 중국 내 롯데마트 영업을 연이어 중단시켰다.

중국에서는 롯데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롯데마트 매장 앞에서는 시위가 벌어졌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매출이 80% 이상 급감해 사실상 휴점 상태와 다름없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매출은 거의 없지만 임금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3천600억원 규모 자금을 긴급 수혈했으며, 최근 또 한차례 최근 3천400억원을 추가로 수혈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롯데는 중국에서 철수는 없다며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롯데는 중국의 반한(反韓), 반롯데 정서를 달래기 위해 '중국 친화적' 메시지를 담은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을 사랑합니다. 우리(롯데)는 절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를 바랍니다."라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 신씨(辛氏)의 시조 신경(辛鏡)이 중국에서 건너온 인물이라는 사실까지 거론하며 중국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한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최근 우리 정부의 사드 잔여 발사대 배치로 양국 관계는 더욱 얼어붙었다.

롯데마트는 중국 현지 점포가 많아 철수를 결정하기 어려웠지만, 거꾸로 그만큼 피해가 커 결국 철수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 사태에 따른 마트 부문의 위기는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전체 매장 매각을 포함한 처분 방안을 매각주관사와 협의 중이며, 매각 범위 등은 파트너사를 어떻게 찾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는 백화점과 시네마 등 다른 사업 부분은 중국에서의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에 앞서 이마트는 이미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연내 철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지만, 적자가 쌓여 구조조정을 하면서 현재 6곳만 남은 상태다.

이마트는 중국 매장 5곳을 태국 CP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216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2013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영업적자만 1천500억원이 넘는다.

이마트의 중국 사업 정리는 적자 누적이 주요 원인이지만, 사드 사태 여파로 인한 반한 감정 등으로 사업 환경이 더욱 악화한 것도 철수 결정 이유로 풀이된다.

이로써 국내 대형마트 두 곳이 연이어 중국에서 처참하게 물러나는 모양이 됐다.





유통기업 외에도 사드 보복의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고 화장품과 식품 등 소비재 기업들도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사업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급감한 1천304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중국 제과시장 2위에 오를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이지만, 사드 사태 여파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64%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면세점과 관광업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 298억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임대료가 인하되지 않을 때는 인천공항 철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롯데뿐만 아니라 다른 면세점들도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라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 전담여행사들도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업난으로 대부분이 잠정 휴업 중이다.

롯데마트의 중국 매장 매각 추진 소식에 업계는 큰 충격에 쌓인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큰 피해를 보면서도 버티던 롯데마트가 결국 중국 사업을 접으면서 한 가닥 남아있던 사드 보복 완화 기대가 사라진 느낌"이라며 "앞으로 사드 보복이 얼마나 지속할지 가늠하기 어려워 더욱 비관적이다"라고 말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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