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학 120주년 맞는 숭실대…"4차 산업혁명 선도대학 육성"

입력 2017-09-27 08:25  

창학 120주년 맞는 숭실대…"4차 산업혁명 선도대학 육성"

황준성 총장 인터뷰…"임기 내 '평양 숭실' 재건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숭실대는 한국 최초의 근대 대학이자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요할 때 '기독교 민족대학'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자진 폐교한 유일한 대학입니다."

27일 숭실대 캠퍼스에서 만난 황준성(63) 숭실대 총장은 인터뷰 내내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는 숭실대의 민족적 자존심과 신앙적 절개에 대한 단단한 긍지가 느껴졌다.

숭실대는 28일 창학 120주년을 맞는다. 숭실대의 전신은 1897년 미국인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 박사가 평양에 설립한 숭실학당이다.

숭실학당은 설립 9년 뒤인 1906년 한국 최초의 4년제 대학으로 인가를 받았다. 이어 1938년에는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자진 폐교를 단행했다.

1954년 서울에 새 둥지를 마련한 숭실대는 '기독교 민족대학'이라는 정체성을 이어오고 있다.

황 총장은 이런 숭실대의 인재상을 "개인의 이익보다도 국가와 사회를 책임지고 염려하는 기독교 인재"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창학 120주년 숭실대의 비전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명문 대학'을 제시했다.

황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은 미래를 지배하는 화두이자 산업 생태계의 빅뱅"이라며 "교육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 강의실에서 지식만을 전달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식 습득만이 아닌 다양한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대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로 '융복합'을 제시했다. "과거에는 하나의 학과에 하나의 전공을 지닌 교수들만이 필요했지만 이제 전공의 벽을 넘어서는 융복합 인재가 필요합니다."

실제 숭실대는 '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1+1' 체제로 융합전공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이번 학기부터는 'DIY(Do It Yourself) 자기설계융합전공' 제도를 도입해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자기설계융합전공 제도는 학생 스스로 교과목을 구성해 학교의 승인을 받은 후 전공을 이수하는 제도다.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해 황 총장은 아낌없는 투자를 약속했다.

황 총장은 "우수 교원을 찾는 '서치 커미티'(search committee)를 만들었다"면서 "융복합에 적합한 인재라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숭실대에 모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과제로는 '평양 숭실' 재건을 꼽았다. 숭실학당에 뿌리를 둔 숭실대는 통일 교육에 강점을 지닌 대학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숭실대 학생은 누구나 '한반도 평화와 통일' 수업을 교양 필수과목으로 들어야만 한다.

숭실대는 또 일반대학원 석·박사 과정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를 개설하는 등 통일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숭실대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통일교육 선도대학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황 총장은 현재 경색된 남북 관계에 대한 우려와 평화 정착을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한 그는 "통일 전 서독은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포용정책인 동방정책의 기조를 큰 틀에서 유지했다"면서 "한국도 통일정책만큼은 정권과 상관없이 일관성 있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학술교류 등 민간차원의 교류는 포용력 있게 견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1978년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황 총장은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9월 숭실대 교수로 부임했으며 교무처장, 경제통상대학 학장, 학사부총장 등을 지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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