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김윤석 "감미료·히어로는 없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

입력 2017-09-27 16:52   수정 2017-09-27 18:17

'남한산성' 김윤석 "감미료·히어로는 없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배우 김윤석(49)은 영화 '남한산성'으로 데뷔 29년 만에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중후한 이미지를 지녀 많은 사극에 출연했을 법도 한데, 그의 첫 사극 출연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석은 "그동안 여러 시나리오가 들어왔지만, 정통사극을 해보고 싶어 기다렸다"고 말했다. '남한산성'은 그의 바람대로 역사적 사실을 과장 없이 담백하면서도 진중하게 그린 정통사극이다.

"소위 1천만 영화 코드라는 게 있잖아요. '국뽕'(국수주의)이나 신파, 달콤한 감미료를 넣고 과장된 히어로를 만들어야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쉽지만, '남한산성'은 그런 요소 없이 단순하면서도 뚝심 있게 완성도를 지켜낸 작품입니다."

병자호란 때 인조와 신하들이 남한산성에서 보낸 47일간을 그린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은 예조판서 김상헌이다. 청과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을 주장하는 척화파의 태두다.

김윤석은 "원작소설에 흠집을 내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면서도 "글로만 표현됐던 추위와 배고픔이 영상으로 잘 구현돼 영화적 미덕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추운 겨울날 찍었다. 그 덕에 귓가를 스치는 겨울바람 소리, 하얀 입김, 꽁꽁 언 강 등 혹독하면서도 을씨년스러운 겨울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추위"라는 그의 표현은 빈말이 아니다.






김윤석이 바라본 '남한산성'은 실패의 역사이기 전에 인간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인조와 신하들, 그리고 대장장이 서날쇠 등 어느 한 인물에도 치우치지 않고 인간에 집중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요즘 시대에는 무책임한 어른들, 남을 속이는 어른들이 많잖아요. 그러나 380년 전 그 당시에도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나라를 지키려 했던 어른들이 있었다는 것, 그런 사람들의 발자취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촬영 때 어려웠던 대목을 묻자 무릎을 꿇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촬영하다가 무릎에서 전율이 왔다"면서 "또 왕 앞이라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익숙한 자세가 아니다 보니 자꾸 고개를 들게 되더라"며 웃었다.

특히 많은 대사를 외워야 하다 보니 모든 배우가 틈날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대본에만 집중한 것도 인상적인 장면이었다고 떠올렸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병헌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병헌은 청과 화친을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 역을 맡았다.

그는 "최명길 역은 이성을 잃지 않고 조곤조곤 작은 목소리로, 그러면서도 의지를 담아 왕을 설득시키는 인물로, 절제가 중요했다"면서 "이병헌 씨는 그런 면에서 독보적인 연기를 펼쳤다"고 치켜세웠다.

김윤석은 지난해 12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 이어 '남한산성'에 출연했으며, 올해 말 개봉하는 영화 '1987'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현재는 영화 '암수살인'을 부산에서 촬영 중이다. 그는 "매 작품 캐릭터에 몰입하려면 어마어마한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배우는 인간에 대한 이면을 파악하는, 인간을 연구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