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 달리는데" 제주 자연관광지 곳곳 교통사고 위험

입력 2017-10-14 08:00  

"쌩쌩 달리는데" 제주 자연관광지 곳곳 교통사고 위험

불법주차·무단횡단에 통행 차량은 과속…안전시설 전무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의 산간 들녘에 숨어 있는 비경을 찾아가는 탐방객들이 진입도로 곳곳에 막무가내식으로 주차하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13일 오후 서귀포시 표선면 사려니 숲 입구에 있는 남조로 변 1㎞ 구간에는 차량 수십 대가 줄지어 있었다.

제한 속도가 70㎞인 4차선 도로 바로 옆으로 차에서 내린 관광객 등 탐방객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질주하던 차량이 갓길의 공간을 발견하고는 주차하기 위해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바람에 뒤따라오던 차량과 추돌할뻔하는 아찔한 상황도 자주 목격됐다.




일부 관광객은 들뜬 마음에 도로 한가운데 서서 사진을 찍거나 무단횡단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 사려니숲길 남조로 입구는 4차선에 곧은 구간이 300∼400m 정도 이어져 차들이 툭하면 과속하는 곳이어서 운전자들이 자칫 방심하면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 일쑤다.

현영순(63)씨는 "차를 몰고 가다가 언제 사람이 나올지 몰라 항상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주변에 교통안전 시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관광지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으나 이런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조차 없다. 탐방객들이 무단횡단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펜스시설 등도 없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커피숍으로 인기가 높은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애초 비지정 해수욕장으로 찾는 관광객이 많지 않았으나 올레길 등이 선풍적인 인기가 끌면서 몇 년 사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렌터카 등이 해안도로 주변에 마구잡이 주·정차하는 바람에 차량 통행이 막히거나 갓길을 빼앗긴 관광객들이 차도를 걸으면서 혼잡해 지고 있다.

이곳에 사는 강모(56)씨는 "월정 해변 주변 교통 혼잡에 대한 개선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는 있지만,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리다 보니 역부족"이라며 "도민들이 모는 차량은 이곳을 아예 피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10만㎡ 규모로 메밀밭이 드넓게 펼쳐진 제주시 오라동 오라축제장 주변 산록도로에도 꽃이 피는 9월이면 많은 탐방객의 차량으로 인해 사고 위험이 커지고 교통 혼잡이 빚어진다.

수년간 비슷한 주차·교통체증 문제가 반복되는 한라산 성판악과 516도로변 제주마방목지, 사려니숲 등에는 환승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에는 주말 2천여명, 평일 1천명 이상 등반객이 찾으면서 근처 516도로에 차들이 수백m까지 길게 주차된다.

성판악 주차장은 100대밖에 세울 수 없어 몰리는 차량을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성판악과 마방목지, 비자림로쪽 사려니숲 입구로 가는 길목인 제주시 영평동 일대 부지 1만4천200㎡를 매입한 후 탐방객들의 차들을 주차하게 한 뒤 버스로 이동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용지 매입 비용으로는 25억6천여만원을 책정했다. 환승 주차장이 생기면 300대가량을 세울 수 있다.

도는 환승주차장이 조성되면 만연한 도로변 불법주차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o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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