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순직' 석란정 참사 한 달…화재 원인 '오리무중'

입력 2017-10-16 15:05  

'소방관 2명 순직' 석란정 참사 한 달…화재 원인 '오리무중'

국과수 감식 결과 안 나와…방화·자연발화 등 모든 가능성 수사




(강릉=연합뉴스) 이재현 박영서 기자 = 30년 베테랑과 새내기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석란정 참사가 17일로 꼭 한 달째를 맞는다.

두 소방관이 산화한 지 한 달이 흘렀지만, 석란정 붕괴사고의 도화선이 된 화재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16일 강릉경찰서와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화재감식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탓에 사건을 수사하는 강릉경찰서도 방화와 자연발화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이렇다 할 단서는 없는 상태다.

경찰은 사건 직후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관리인 A(78)씨와 석란정 옆에서 공사 중인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측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했다.

경찰은 석란정이 '사실상 외부인 출입이 어려운 구조'로 돼 있어 방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석란정 건물 주변으로는 3m 높이의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다. 건물 자체는 방수천막이 둘러쳐진 '돔 형태'였다.

평소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았다면 외부인은 석란정 존재조차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석란정은 지난 7월부터 이 같은 형태로 관리됐다. 이때부터 석란정으로 들어가려면 펜스의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 천막을 들춰 올린 뒤 내부로 출입해야 했는데 열쇠는 A씨가 들고 있었다.

A씨가 석란정을 창고로 사용하면서 건물 내부에서 페인트·시너 통 등 인화물질 보관 용기가 다수 발견돼 경찰은 그와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나 알리바이가 모두 확인됐다.

석란정 출입은 출입문 외에도 석란정과 맞닿은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공사장을 통해서 가능했다. 건물 출입 여부에 '사실상 어려운 구조'라는 단서가 붙는 이유다.

공사 과정에서 석란정 펜스를 일부 철거해 '마음만 먹는다면' 열쇠 없이 출입할 수 있었으나 외부인은 물론 내부인도 석란정에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공사장 근로자들은 평소 오후 7시까지 모두 퇴근했고, 그 이후에는 문을 굳게 잠근 뒤 경비원이 지켰다. 당시 누군가 출입한 흔적은 없었다.

사고 전 호텔 측이 석란정 소유주 등과 이전을 논의했던 탓에 방화 의심을 샀으나 경찰은 "근로자나 시행사가 석란정에 불을 내서 얻을 이익보다 그로 인한 의심을 더 받을 상황에서 방화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에서도 결정적인 단서는 잡히지 않았다.

화재 발생 시간대에 바닷가 쪽에서 폭죽이 터지는 모습이 찍혔고, 바람도 석란정 방향으로 불어 날아든 폭죽 불씨로 인한 화재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폭죽을 바다 방향으로 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반대 편인 소나무숲과 상가를 지나 직선거리로 80m나 떨어진 석란정에 불이 붙는다는 가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찰은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을 토대로 국과수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감식은 4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였으나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도 사고 후 마룻바닥 시료를 채취해 감식했으나 원인을 단정 지을만한 단서는 없었다.

건물이 완전히 잿더미가 된 데다 폭삭 무너져내리면서 발화점도 내부로만 추정할 뿐이다.





경찰은 석란정의 외형적 형태, 외부인의 출입이 어려운 점, 주변 CCTV 등을 볼 때 자연발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천막으로 둘러쳐진 석란정이 7∼8월에 이어 9월까지 이어진 불볕더위까지 고려하면 자연발화 가능성도 있다"며 "오히려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석란정 내부에서 인위적 요인으로 불이 났다는 추론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참사가 난 석란정에 최초로 불이 난 것은 지난달 16일 오후 9시 45분으로 불은 10여 분 만에 꺼졌으나 이튿날 오전 3시 51분께 다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2차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직 소방관 2명은 정자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나자 정자 안으로 들어가 도구 등으로 잔불 정리작업을 벌이다 참변을 당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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