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포츠·연예기사 부당편집 논란 '수면 위로'

입력 2017-10-20 17:59   수정 2017-10-20 18:07

네이버 스포츠·연예기사 부당편집 논란 '수면 위로'

축구연맹 청탁 파문…'기사 배열 통한 갑질' 의혹 수년간 분분

네이버 "축구연맹 청탁 외 특별한 문제 확인 안 돼"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이정현 기자 = 네이버 스포츠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축구 기사를 재배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네이버의 해묵은 '스포츠·연예 기사 부당 편집'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스포츠·연예 기사는 독자의 관심이 매우 높은 뉴스 콘텐츠지만 네이버의 경우 타 분야 뉴스와는 전혀 별개의 조직이 편집을 담당해 기사 편집의 공정성에 대한 외부 감시가 사실상 소홀했다.

특히 스포츠·연예와 관련된 네이버의 자체 서비스·사업을 맡는 조직이 기사 배열을 책임지는 구조였던 만큼, 청탁과 이권에 따라 뉴스 편집이 이뤄진다는 의혹이 수년간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의혹만 분분했던 사안이 이번에 처음 사실로 확인된 만큼 스포츠·연예 뉴스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네이버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20일 포털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연예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을 활용해 '보이지 않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지적이 최근 수년 동안 계속됐다.

스포츠·연예면에 막대한 트래픽이 모이는 만큼 특정 기사를 화면 상단에 올려서 부각하거나 밑으로 내려 안 보이게 만드는 조처에 관련 스포츠 구단, 협회, 연예기획사, 매체 등이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기사 배열 청탁을 최초 보도한 스포츠 매체는 이와 관련해 "네이버 스포츠가 외부 청탁과 자사 이익에 따라 기사 배열을 한다는 심증은 많았지만, 구체적인 물증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 스포츠가 팬들의 여론에 미치는 파급력이 강력해 다들 (기사 배열에) 불만은 있어도 쉬쉬할 뿐 문제의 공론화 자체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외부 견제도 거의 없었다. 네이버 뉴스는 기사 배열의 공정성을 따지는 전문가 위원회까지 갖고 있지만, 연예·스포츠 기사는 사실상 오락 콘텐츠로 취급돼 이런 제도적 장치 바깥에 있었다.

네이버의 스포츠·연예 편집 조직이 외부 제휴 및 서비스 조직과 묶여 있어 유착과 갑질 등의 문제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라는 지적도 적잖다.

예컨대 네이버 연예 편집 조직과 브이라이브 등 동영상 사업 부서는 모두 같은 라인의 지휘 아래 움직인다.

국내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네이버가 동영상 서비스 강화에 공을 쏟으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미공개 영상을 제공해야 관련 기사가 네이버 연예 상단에 배열된다'는 등의 압력을 받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중소 연계기획사의 관계자는 "네이버 연예면은 편집권자가 절대 권력을 갖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도 네이버 연예면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번에 프로축구연맹의 청탁 파문이 불거지자 한성숙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서 "네이버 스포츠·연예면의 편집 조직을 사업·제휴 부서와 분리해 독립성을 확보하고 AI(인공지능) 편집을 활용해 수동 기사 배열의 비중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사내 투명성 위원회가 스포츠·연예 기사 배열을 별도 점검하고 기사나 이슈 선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외부에 공개하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포츠·연예계에서 제기되는 부당 편집 의혹과 관련해 "업계의 소문·추측인 만큼 사실무근으로 본다"며 "프로축구연맹 청탁은 사내 감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나 사과문을 게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네이버 스포츠와 함께 네이버 연예를 함께 개선하기로 한 것은 두 부문의 조직 구성이 유사하기 때문"이라며 "연예기사 편집에서 특별한 문제가 확인됐다는 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tae@yna.co.kr,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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