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도 리빌딩 NC, 희망과 숙제 공존한 '성장통'

입력 2017-10-21 17:55  

가을에도 리빌딩 NC, 희망과 숙제 공존한 '성장통'

리빌딩으로 장현식·구창모, 모창민·권희동 등 재발견

선발 부재·불펜 과부하·부상에 발목…2018년 진짜 시험대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NC 다이노스의 2017시즌은 플레이오프에서 멈췄다.

NC는 2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5-14로 완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5전 3승제인 준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승을 따놓고도 두산에 3경기를 내리 내주면서 발목을 잡혔다.

신생팀으로서 대단한 성과인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며 어엿한 강팀 대열에 섰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가을이었다.

정규시즌 전반기까지는 2위를 달리며 최소 플레이오프 직행을 바라봤지만, 후반기 급격한 하락세에 4위로 떨어지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서야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다.

그 하락세는 NC가 올해 겪은 성장통이기도 했다.

NC는 올해 전면적인 리빌딩을 추진했다.

시작은 스프링캠프였다.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지석훈, 김종호 등 팀의 주축을 이룬 베테랑 선수를 대거 배제하고 2017신인을 포함한 젊은 선수를 위주로 캠프 명단을 꾸렸다.

성과는 있었다.

권희동·모창민과 이상호 등이 기회를 발판으로 성장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MVP를 차지한 '깜짝 스타' 노진혁도 등장했다.




특히 미래 NC 마운드를 책임질 장현식과 구창모라는 선발투수를 키워냈다.

장현식은 올해 불펜으로 시즌을 출발했다가 선발로 전환, 9승 9패를 기록했다. 구창모는 7승 10패로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 중 장현식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NC의 차세대 토종 에이스로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새 선발투수 발굴에는 불펜의 희생과 도움이 필요했다.

이전까지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하던 이재학이 5승 7패로 부진했고, 선발 기회를 받았던 최금강과 이민호도 자리 잡는 데 실패하면서 NC는 불펜 야구를 펼쳐야 했다.

다행히 NC 불펜은 강했다. 8월까지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96으로 KBO리그 1위를 달렸다.

하지만 과부하로 인한 부작용으로 9월 한 달간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6.56으로 치솟았다. 이는 NC의 순위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여기서 NC의 숙제가 드러났다. 바로 건강이다.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불펜의 컨디션을 시즌 내내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선발투수진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한다.

NC 외국인 선수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풍작을 냈다.

터줏대감 에릭 해커(12승 7패)와 새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12승 4패), 에릭 테임즈의 자리를 완벽히 채운 새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타율 0.300, 35홈런, 111타점)까지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이들도 한 번씩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맨쉽은 부상 이후 전반기 8연승을 달린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하락세에 빠지기도 했다.

이는 포스트시즌으로도 이어졌다. 맨쉽은 플레이오프에서는 불펜으로 전환되고, 그러고 나서도 부진에 빠졌다. 이는 NC의 플레이오프 치명타였다.

김경문 감독도 건강에 빨간불이 켜져 가슴을 쓸어내린 시즌이었다. 김 감독은 7월 28일부터 8월 4일까지 건강 문제로 더그아웃을 비워야 했다. 뇌하수체에 작은 선종이 발견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렇게 아쉽고 안타까운 경험도 NC에는 쓴 약이 된다.

이미 NC는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겪으면서 더욱 의젓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김성욱 등 어린 선수들은 "확실히 안 떨린다"며 축적된 포스트시즌 경험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규시즌부터 쌓인 NC의 문제점들은 포스트시즌의 암초가 됐다.

장현식 외에는 가을 무대를 지킬 만한 토종 선발투수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아 NC는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지친 불펜들은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지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피로도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준플레이오프까지는 잘 버텼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을 당해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NC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들을 길러냈다.




NC가 4차전 깜짝 선발로 정수민을 내세운 것은 '2018시즌 선발감'에게 큰 무대 경험을 주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경기 중에도 기회가 있으면 신예 포수 박광열과 신진호를 투입했다. 이 역시 "앞으로 우리 팀을 이끌 포수들에게 미리 큰 경기 경험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중견수 자리에는 수비가 좋은 김준완과 타격이 좋은 김성욱을 골고루 기용했다. "누구 한 명의 기가 죽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노진혁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 활약 후 "앞으로 NC의 주전이 될 선수"라는 믿음을 받고 플레이오프 선발 3루수로 자주 모습을 보였다.

NC는 내년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선수단의 최고참 이호준이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면서 '젊은 피'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주전 포수 김태군도 입대를 준비 중이다.

리빌딩 효과가 절실히 필요해졌다. 선발투수진도 물론 더욱 확고해져야 한다.

NC는 올해 성장통으로 내년 더 성숙한 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