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문화첨병' 공자학원 확산에 서방 대학들 우려

입력 2017-10-30 11:02  

中 '문화첨병' 공자학원 확산에 서방 대학들 우려

中 정부 지원 앞세워 급속 증가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중국이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 설립한 공자학원(Confucius Institute)이 그 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자칫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전 세계 학생들에 중국의 문화에 접근할 기회를 부여한다는 설립 취지와는 달리 근래 공자학원이 전 세계 수백 개 대학에 급속도로 세를 확대하면서 중국 정부의 글로벌 소프트파워 확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19차 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 1인 통치 체제가 구축되면서 전 세계적인 중화 강국 추구 선언과 맞물려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공자학원은 그 운영에 중국 정부가 직접 간여하고 있어 학문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공자학원의 운영 총책임자는 류옌둥(劉延東) 국무원 부총리로 공산당 해외영향력 확대 기구인 통일전선 공작부 부장을 지냈다. 류옌둥은 시진핑 주석의 대학 학과 선배로 알려졌다.

공자학원의 다른 운영 간부들도 모두 공산당 원로 간부들이 맡고 있다.

공자학원이 공산당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셈이다.






FT는 한 미국 대학 교수를 인용해 "학문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나라가 다른 나라의 교육과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점이 근본적 문제"라면서 중국 정부의 이러한 간여가 자칫 다른 나라 대학들의 자발적인 학문적 검열을 초래할 가능성을 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보수계 교육단체인 전국학자협회(NAS)는 올해 조사를 통해 각 대학에 공자학원과의 관계를 즉각 단절할 것을 권고하면서 대학들이 공자학원의 기금을 지원받기 위해 너무 많은 양보를 제공하면서 학원과 대학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에서 이미 미국의 시카고대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스톡홀름대(스웨덴), 리옹대(프랑스), 그리고 캐나다의 맥매스터대 등이 학원을 폐쇄했으나 대다수는 아직 학원을 유지하고 있다.

공자학원은 지난 2004년 서울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며 현재 전 세계 142개국 500여 개의 네트워크와 함께 1천여 초중등학교에 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전략적 경쟁자인 미국에만 100여 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14년 교수진의 건의로 학원과의 관계를 단절한 시카고대의 한 교수는 학원이 "교육을 외국 정부로부터 아웃소싱하고 있는데도 마치 학원이 대학의 기관인 것처럼 보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원의 본부 격인 중국 교육부 산하 국가한판(國家漢辦)은 학원의 운영비는 물론 교과서 선정과 함께 중국어 교사들을 직접 고용, 훈련하고 급여도 부담하고 있다. 자금에 쪼들리는 대학들에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비판자들은 그러나 공자학원이 중국의 국가어젠다를 홍보하는 거점으로 중국의 좋은 면만 부각하고 티베트와 대만, 톈안먼 등 이른바 부정적인 '3T'에 대해서는 논의를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에 있는 윌리엄스대의 샘 크레인 교수는 "공자학원은 중국이 정부 부서나 국가의 연장"이라고 일축했다.

미국에 대한 공자학원 진출은 미국 학생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학 전공 학생 수는 2011-2012학기에 1만4천887명이었으나 2014-2015학기에는 14%가 줄어들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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