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부드러워진' 中외교부 대변인 발언…韓中 사드해빙 기대감

입력 2017-10-30 19:22  

'한결 부드러워진' 中외교부 대변인 발언…韓中 사드해빙 기대감

中당대회후 대변인들, 한중우호 부쩍 강조…당국 간 교류 '봇물'

韓中, 내달 경찰·특허·보건 당국간 교류…민간 분야로도 확대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외교부가 30일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이례적인 제스처를 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정례브리핑을 위해 단상에 선 뒤 중국 관영 TV매체인 CCTV의 기자가 사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질문했다.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MD)체제에 불참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이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은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사드와 관련해 중국의 대표적인 관영 TV매체가 질문한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기다렸다는 듯 답한 화 대변인의 언급도 예상밖이었다.

화 대변인은 "우리는 미군의 한국 사드 배치를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 측이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길 바라며 유관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한중관계를 조속하게 안정되고도 건강한 발전 궤도로 되돌리길 바란다"고 했다.

맥락상 한중 관계 복원 의지가 읽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인터넷망인 환구망을 통해 이날 강경화 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가 이른바 '삼불(三不)'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그런 삼불 표명을 중시하며, 한국 측이 그런 삼불을 실현시키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를 정리하면, 중국은 관영 CCTV 기자의 '관제 질문' 형식으로 한국의 사드 관련한 세 가지 입장을 확인하고 중국 당국의 입장을 물었으며, 외교부 대변인은 "사드에 반대하나 조속한 한중관계의 안정적·건강한 궤도를 희망한다"는 말로 답했다. 여기에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형식을 취했다.

일련의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 출범을 전후로 사드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의 해빙 조짐은 있어왔다.

이달 18∼24일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모멘텀으로 작용한 듯하다.

중국 외교부 '입'들의 발언을 보면 추이가 읽힌다.

겅솽(耿爽) 대변인은 지난달 6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 중국 측은 한미가 중국 등 지역 국가의 안전 이익과 우려를 존중해 즉각 유관 배치 과정을 중단하고 유관 설비를 철수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경한 어조였다.

이 즈음 런궈창(任國强) 국방부 대변인도 중국군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며 국가안전과 지역 평화, 안정을 보위할 것이라고 위협도 했다.

그러나 제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사상'의 공산당 당장(黨章·당헌) 삽입으로 시 주석의 절대권위가 확인돼 '1인천하'가 현실화한 시진핑 집권2기가 출범하면서 중국 당국의 한중관계 발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겅 대변인은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현재 양국관계 발전이 맞닥뜨린 장애물을 한국과 함께 극복하길 원한다. 각 분야에서 우호 관계를 점차 회복하고 양국관계를 한 단계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화 대변인의 이날 발언으로 이어졌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 이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한중관계 개선의 조짐은 있었다.

19차 당 대회를 닷새 앞둔 지난 13일 한중 양국 간 56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만기연장이 성사됐다. 당 대회가 폐막한 24일에는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2년여만에 열렸다. 한중 군사 당국간 회담은 사실상 단절상태였으나 이례적이었다.

19차 당 대회 폐막후 문재인 대통령은 시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연임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27일 베이징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개천절 및 국군의 날 기념 리셉션'에는 천샤오둥(陳曉東)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중국 측 주빈 자격으로 참석했다. 작년 같은 행사에 중국 외교부의 과장급이 왔던 것과는 비교됐다.

지난 29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외교부 주최 국제바자회에서 한국 부스를 찾아 노영민 주중 한국 대사를 만나서 "노 대사께서 양국관계 우호(형성)에 다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사가 오신 후로 양국관계가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중 당국 간 교류도 일제히 재개되는 분위기다.

허베이(河北)성 공안청은 다음달 12∼14일 충남지방경찰청과 교류 협력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인민공안대학교도 31일 한국 경찰대학과의 교류를 위해 6명을 한국에 보낼 예정이다. 한중 치안당국 간 교류 재개 외에도 한중 특허청장회의가 다음달 17일 항저우(杭州)에서 열린다. 한중일 보건장관회의도 다음달 11∼12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에서 개최된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을 단장으로 한 의원단이 다음 달 2∼4일 북핵위기 해법 모색을 위해 베이징을 찾아 중국 당·정계, 학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중 양국에선 중국이 사드보복의 상징적인 조처로 취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언제 해제할 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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