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단장, 유커 귀환 기대…이전보다 활기 돌지만 아직 한산
"내년 1∼2월 돼야 유커 볼 듯"…"작년 수준 회복에 1년 정도 걸릴 듯"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보름 안에 다시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과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멀어졌던 관계를 복원하기로 한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만난 한 점원은 밝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가방과 인형을 파는 가게에서 일하는 이 점원은 "예전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와서 가방을 많이 사 갔다"며 "오늘 오전 한중 정부 발표를 보니 조만간 단체관광객들이 다시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한중 정부의 공동 협의 결과문 발표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될 것으로 전해진 이날 명동은 평소보다 활기가 돌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화장품 가게 점원들은 패딩 점퍼를 입고 가게 밖에서 손님을 불러모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군것질 음식을 들고 명동 거리를 걸어 다녔다.
중국인 관광객이 곧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처럼 화장품 가게 밖에는 중국어로 된 광고 등이 눈에 띄었다.
새롭게 문을 열기 위해 실내장식 공사 중인 화장품 가게도 있었다.
아직 유커(중국인 관광객·遊客)는 눈에 띄지 않았고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일본인이나 동남아시아인으로 보였다.
명동 거리에 죽 늘어선 화장품 가게에도 손님이 아예 없거나 한두 명 있는 정도로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화장품 가게 점원들은 서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해 새로 내놓은 한방화장품 라인은 아직 중국인이 들어오지 않아 안 팔린다'는 등의 대화를 나눴다.
이처럼 아직 돌아오지 않은 중국인 관광객이 전과 같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상인들도 많았다.
명동의 대형 화장품 가게 직원은 "곧 중국 사드 보복이 풀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일주일은 두고 봐야 한다"며 "작년 수준으로 관광객이 회복되려면 1년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와서 대량으로 구매해가는 중국인 관광객이 없어져 월세 내기 힘든 매장도 많다"며 "북한 도발로 일본이나 동남아 관광객도 줄어서 이중고다"고 한숨을 쉬었다.
환전소를 운영하는 여성도 "사드 보복이 완화될 것이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중국인들은 실제로 와야 오는 것이다"고 말을 아꼈다.
관광객들이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정 모(50) 씨도 "중국 제재가 풀린다고 해도 내년 1∼2월은 돼야 단체관광객이 실제로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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