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중관계 사드 갈등 딛고 미래로 나아가야

입력 2017-10-31 17:58  

[연합시론] 한중관계 사드 갈등 딛고 미래로 나아가야

(서울=연합뉴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이 봉합됐다. 지난해 7월 8일 박근혜 정부가 공식 발표를 한 지 480일 만이다. 두 나라는 31일 오전 동시에 자국의 외교부 홈페이지에 관계 개선을 위한 그동안의 협의 결과를 실었다. 합의 내용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 재확인, 사드 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 정리, 교류협력의 조속하고도 전면적인 정상화 추진 등 세 부분으로 돼 있다. 양국 간 협의는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채널을 통해 지난 8월부터 비공개로 이뤄졌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제라도 접점을 찾아 다행스럽다.



합의의 핵심은 물론 사드 관련이다. 양국이 각각 자기 입장을 천명하고 상대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선에서 봉합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중국은 사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 천명했다. 우리는 사드 배치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는 자위적 조치임을 재확인하고, 사드가 북한 이외의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만큼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약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입장은 이 문제가 해결됐다, 인정한다는 차원이 아니다"라면서 "양측이 가진 입장을 있는 대로 표명하고 그 순간 봉인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 문제는 이 정도에서 매듭짓고 한중관계의 정상화와 미래 협력관계 구축에 나서자고 합의한 것이다. 중국이 사드가 자국을 겨냥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할만한 사안이 발생하면 군사 당국 채널을 통해 서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실무적으로 간단치 않은 사안이라서 세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공동발표문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국 측이 미사일 방어(MD) 구축,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해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천명했고 한국 측은 그간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혀온 관련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는 대목이다. 30일 국회 외교통일위 국감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지칭한 듯하다. 강 장관은 국감에서 사드의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의 MD 체제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공개로 밝혀온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미국이 대중국 포위전략의 하나로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밀어붙이는 현 상황에서는 자칫 오해를 부를 소지도 없지 않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에 이런 내용을 중간중간 다 알려주고 동맹 간 불필요한 오해나 마찰이 없도록 협의 진행 과정에서 주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인 만큼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에 한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한중 정상회담 날짜도 잡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다음 달 10∼11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자리에서 양자회담을 한다. 수교 이후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한중관계를 정상화로 되돌리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의 연내 방중과 내년 초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위한 시 주석의 방한도 가시권에 들고 있다. 정상회담에 앞서 정리할 사안들도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가장 직접적 타격을 받았던 한류와 관광에 대한 금한령은 조속히 해제돼야 한다. 한국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 규제도 즉각 해제해 사드 갈등 이전으로 복원해야 한다. 이날 공동발표문에는 양측은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만 했을 뿐, 전방위 보복 조치로 그동안 우리 기업이 입은 막대한 피해에 대한 중국 측의 사과나 유감 표명, 재발방지 약속이 거론되지 않았다.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최악의 시련을 겪고 어렵게 만들어낸 합의인 만큼, 양국은 신의 성실의 자세로 합의를 지킴으로써, 관계 정상화를 넘어서 더 굳건한 한중관계 구축에 나서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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