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듦새는 네이버, 쓰임새는 카카오…AI스피커 대결 '장군멍군'

입력 2017-11-10 07:00   수정 2018-10-31 17:26

만듦새는 네이버, 쓰임새는 카카오…AI스피커 대결 '장군멍군'
네이버 프렌즈, 작지만 배터리 갖춰 휴대 가능하고 음질도 좋아
카카오미니, 카톡·멜론 '킬러 콘텐츠'…O2O 활용 전망 밝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내 양대 인터넷 공룡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가 첫 제품 '웨이브'에 이어 보급형 '프렌즈'를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는 와중에 카카오는 '카카오미니'를 정식 발매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SK텔레콤이나 KT 등 다른 업체들도 이미 AI 스피커를 내놓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업종이나 제품 특징 등 여러 측면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대결에 더욱 관심을 쏠린다.
10일 두 제품을 비교해서 써보니 프렌즈는 기계적 만듦새가 뛰어났고, 카카오미니는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와의 연동이 장점으로 다가오는 등 강점과 약점이 극명히 갈렸다.

◇하드웨어는 '프렌즈'가 좋아…휴대성 있고 음질도 우위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포털과 메신저 부문을 지배하는 거인이지만, 하드웨어에 관해서는 사실 초보다. 이에 두 회사가 AI 스피커를 내놓는다고 했을 때 과연 얼마나 잘 만들지도 관심거리였다.
우선 휴대·편의성에서는 프렌즈의 완벽한 승리다.
프렌즈는 2천850mAh 용량의 내장 배터리를 갖춰 전원 연결 없이도 5시간까지 쓸 수 있다.
게다가 전원 입력 부분은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에 널리 쓰이는 USB-C 포트를 채택해 웬만한 충전기를 연결해 쓸 수 있고 외장 배터리로 사용할 수도 있다. 컵 홀더에도 넣어 차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카카오미니는 390g으로 프렌즈(378g)보다 더 무거운데도 배터리가 없다. 또 전원 연결에 전용 어댑터가 필요하고 외부 배터리로 쓸 수도 없어 사실상 휴대가 불가능한 제품이다.
게다가 카카오미니는 아직 블루투스 기능이 완전하지 않아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우선 아이폰8·8+·X 등 애플의 최신 기기와 블루투스 호환성 문제가 있어 이들 기기 이용자는 현재로서는 카카오미니를 쓸 수 없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의 음악을 재생하는 기능도 아직 갖추지 못했다.
스피커로서의 음질은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수치로 보면 프렌즈(10W)의 출력이 카카오미니(7W)를 앞선다. 카카오미니에서는 '스~' 하는 화이트노이즈(백색소음)가 들리기도 했다.
다만, 프렌즈는 음성을 인식하는 마이크가 2개로, 카카오미니(4개)보다 적다. 상급 기종인 웨이브(마이크 4개)보다 다운그레이드된 부분이다.
하드웨어 수급 관리도 양사의 차이점이 있다. 카카오미니는 예비판매(3천대)와 정식판매(1만5천대)분이 매진됐고 이달 중순께 다시 물량을 들여와 판매가 재개될 예정이다. 예비판매 때는 서버 다운 등 소란도 있었다.
반면, 네이버는 두 차례에 걸친 웨이브 예비판매(8천대)를 안정적으로 마쳤고 프렌즈 정식발매에서도 하루 만에 1만여대를 돌파한 다음 현재 두 기종 모두 판매를 이어 가고 있다.

◇ 아직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지만… 청사진은 카카오가 더 뚜렷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보면 두 제품 모두 자체 개발한 대화형 AI 엔진을 탑재했다. 각기 특징과 장점이 다르고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어 일률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 게다가 두 기기 모두 아직 많은 기능이 '도입 예정'인 미완의 상태다.
우선 AI 스피커 이용자가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인 음악 재생을 놓고 보면 아무래도 국내 1위 음원 서비스 '멜론'을 등에 업은 카카오미니에 무게가 실린다. AI의 특성상 사용자 수가 음악추천 기능 등 서비스의 질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미니의 사전·정식판매에서 준비된 물량이 일찍 동난 것에는 첨부된 멜론 이용권의 위력이 컸다는 점은 카카오 측도 인정하는 바다.
특히 카카오미니의 명실상부한 '킬러 콘텐츠'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의 연동이다. 아직은 본인 확인 등 문제로 메시지를 보낼 수만 있지만, 메시지를 수신해 읽어주는 기능이 갖춰지면 활용성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도 일본 시장에서는 1위 메신저 '라인'을 서비스하다 보니 메시지 주고받기 기능을 TV 광고 등에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판에서는 라인 연동 기능이 있는지조차도 알 수 없다.
게다가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카카오택시 등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이미 활발히 펼치고 있고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점은 카카오미니의 활용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임지훈 대표는 지난 9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미니를 하드웨어라기보단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준비 중이고 이 서비스가 카카오미니에 전부 연결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네이버도 이에 지지 않고 AI스피커 기능 강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11월 중에는 배달음식 주문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며 향후 쇼핑·예약·내비게이션·메시지 음성 제어 등 기능도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접근 가능한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클로바 및 클로바 탑재 기기들의 사용성도 계속해서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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