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시프트' 대성공…신태용호 펄펄 난 '패스·슈팅·투지'

입력 2017-11-10 22:45  

'손흥민 시프트' 대성공…신태용호 펄펄 난 '패스·슈팅·투지'

위력 발휘한 새 전술 '투톱-포백'…역습·압박·투지도 합격점

후반 세트피스 수비 실점은 '옥에 티'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잠들었던 호랑이가 깨어났다. 패스를 두려워하고, 슈팅을 주저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를 이겨내려는 투지가 한동안 사라졌던 태극전사들이 오랜만에 무뎌졌던 발톱을 바짝 세웠다. 결과는 7개월여 만에 값진 승리였다. 더불어 신태용호 출범 이후 첫 승점보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강호' 콜롬비아(FIFA 랭킹 13위)를 맞아 2-1로 승리했다.

지난 3월 28일 시리아전 1-0 승리 이후 7개월여 만에 따낸 승리다. 더불어 시리아전 이후 7경기 만에 선제골을 넣는 기분 좋은 결과다.

비록 고질적인 세트피스 수비 실수로 실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7~10차전까지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에 지난달 유럽 원정 2연패까지 무려 6경기 동안 3무3패의 부진에 빠졌던 한국 축구가 부활의 조짐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평가전이었다.

◇ 제대로 활용한 '손흥민 시프트' = 손흥민(토트넘)은 이번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동안 왼쪽 측면으로만 주로 뛰었던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투톱 스트라이커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신 감독은 콜롬비아전에 손흥민을 이근호(강원)와 함께 4-4-2 전술의 투톱으로 기용했다.

손흥민의 투톱 활용뿐만 아니라 4-4-2 전술은 그동안 4-2-3-1 전술을 주로 가동하던 대표팀에는 다소 낯선 전술이었다.

승리가 절실하게 필요한 신 감독의 모험이었지만 전술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최전방부터 포백라인까지 간격을 최소한으로 좁혀 중앙 공격을 노리던 콜롬비아의 미드필더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좌우 측면을 통해 뒷공간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을 향해 볼을 배급했다.

결과는 이른 선제골. 손흥민은 전반 10분 만에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이근호의 공간 패스를 받아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콜롬비아 수비수의 가랑이 사이로 재치있는 슈팅을 터뜨려 선제골을 잡아냈다.

최근 토트넘에서 보여준 득점장면과 유사했다. 신 감독이 그동안 대표팀만 오면 부진했던 손흥민의 활용법을 제대로 확인한 셈이다.

손흥민은 후반 16분에도 최철순(전북)이 넣어준 땅볼 패스를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와 경쟁하며 한 템포 빠른 슈팅으로 결승골까지 뽑아냈다. 측면에 배치돼 있었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득점의 순간이었고, '손흥민 시프트'의 완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원터치 패스-빠른 역습-슈팅 마무리 '삼박자' =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신태용호의 가장 큰 변화는 전술뿐만 아니었다. 그동안 주저했던 원터치 패스와 빠른 역습. 그리고 슈팅으로 공격을 마무리하는 축구의 삼박자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원터치 패스가 가능해지려면 패스를 받을 선수들의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이날 선수들은 상대에게 볼을 패스한 뒤 다시 볼을 잡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들어가면서 가볍게 상대의 압박을 풀어냈다. 다소 투박한 모습도 있었지만 그동안 '느려 터진' 백패스로 팬들을 짜증 나게 했던 불필요한 동작들이 사라지면서 경기의 스피드도 살아났다.

원터치 패스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역습의 속도도 빨라졌다.

손흥민의 선제골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최철순의 스로인으로 시작해 권창훈의 드리블에 이어 이근호의 크로스와 손흥민의 슈팅까지 소요된 시간은 단 13초에 불과했다. 후방을 보지 않고 전진 패스로만 이뤄진 효과적인 공격이었다.

더불어 전반 19분 권경원(톈진 취안젠)의 후방 패스 상황에서 수비수 맞고 흘러나온 볼을 권창훈이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한 상황도 그동안 슈팅에 소심했던 태극전사들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여기에 상대가 볼을 잡았을 때 구석으로 몰아 2~3명이서 압박해 볼을 빼앗는 투지도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긍정적인 변화였다.






◇ 세트피스에 또 당한 수비는 '옥에 티' = 가장 좋은 결과는 2-0 승리였지만 태극전사들은 후반 30분 세트피스 수비에서 상대 선수를 놓치며 실점하는 아쉬운 모습을 재현에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30분 하메스 로드리게스(뮌헨)의 프리킥 상황에서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일자로 늘어선 대표팀은 킥과 함께 쇄도한 크리스티안 사파타(AC밀란)을 놓치면서 실점했다. 사파타의 높이에 당한 것도 있지만 뛰어드는 선수를 놓친 게 일차적인 원인이다.

공격에서 '손흥민 시프트'로 활로를 찾았지만 여전히 수비 전술에서는 허점을 드러낸 만큼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를 남긴 셈이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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