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정말 안전한가요…"흔들리면 불안감에 원전부터 쳐다봐요"

입력 2017-11-16 12:03  

[포항 지진] 정말 안전한가요…"흔들리면 불안감에 원전부터 쳐다봐요"

동해안 원전 벨트 주민 지진 때마다 "가슴 철렁"…"안전 대책 더욱 강화해야"




(포항=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인근 주민은 16일 오전 휴대전화 긴급재난문자 소리에 또다시 가슴이 철렁했다.

또 얼마나 강한 지진일까 걱정스러움에 급하게 문자 내용을 확인했다. 규모 3.8로 전날 5.4 강진에 이은 여진이란 내용을 보고는 다소 안도했으나 그래도 떨리는 마음에 원전 쪽을 다시 한 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포항 지진에 건물이 흔들려 지난해 경주 강진 때 공포가 엄습해 불안에 떨었다. 원전 측이 운영에 이상이 없다는 문자를 보내와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지진 소식만 들리면 두렵기만 하다.

경주 지진 때도 여진이 계속된 터라 포항도 앞으로 얼마나 더 여진이 올지, 아니면 더 강한 지진이 닥치면 원전이 견딜 수 있을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월성원전 인근에 사는 김모(50)씨는 "어제도 상당히 놀랐고 원전 측에서 이상이 없다고 연락이 와 믿고 겨우 안정을 취했으나 원전을 끼고 살다 보니 지진이 나면 겁이 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나 사업자 측에서 안전하다고 하니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큰 지진이 이어지는 만큼 내진 보강을 더 한다든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전소 6기가 있는 월성원전은 수명을 연장한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가 있고 전국 원전 가운데 포항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약 45㎞ 거리다.

여기에다 경주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까지 운영 중이고 지난해 국내 역대 최강인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터라 지진에 가장 민감한 곳이다.

또 다른 주민은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가 위험하니까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생각도 있어 조기 폐쇄 부분은 이야기하기 조심스럽지만 가동할 수밖에 없는 원전은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며 "지진이 날 때마다 걱정이 더욱 커진다"고 호소했다.

김모(61·여)씨도 "지난해 강진 때 매우 놀란 터라 지진 소식만 들어도 가슴이 울렁거린다"며 "원전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떨고만 있을 뿐 개인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더욱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은 원전을 모두 폐쇄하거나 옮길 수도 없는 만큼 먼 곳으로 이주해서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세철(68)씨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한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지진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심정은 말도 못한다"며 "지진도 지진이지만 쓰나미가 덮치면 원전이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대책을 요구했다.

원전에서 다소 떨어진 경주 시내 주민도 지진 하면 원전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는 마찬가지다.

최해청(41)씨는 "원전은 사고가 나면 어떻게 수습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며 "탈원전 정책으로 빨리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울원전이 있는 울진 주민도 지난해 경주에 이어 이번에 포항에서 강진이 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전 6기가 가동 중인 울진에는 신한울 1·2호기 건설 공사가 한창이고 추가로 건설하려던 신한울 3·4호기는 탈원전 정책으로 무산됐다.

원전 주변에 사는 이성우(65)씨는 "지진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원전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다"며 "지진이 점점 더 동해안을 따라 북쪽인 울진 쪽으로 오는 것 같아 염려가 더욱 크다"고 걱정했다.

영덕주민도 새 원전 건설이 무산됐으나 동해안 원전 벨트 사이에 끼어 있어 잇따른 강진에 마음을 놓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고 한다.

주민 김모(66·여)씨는 "포항 지진으로 영덕에도 소규모 피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제 지진이 동해안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난다"고 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포항 지진이 원전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국내 원전 24기는 규모 7.0 지진을 견딜 수 있는 신고리 3호기를 제외하고 모두 6.5로 내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운영 중인 원전 24기 가운데 3기(한울 1·2호, 고리 2호)는 내년 6월까지 내진 보강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1기 가운데 월성 1호기는 내진 보강 후 규제기관 승인을 완료했으며 20기는 내진 보강 완료 후 규제기관이 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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