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골목길 자본론·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입력 2017-11-23 10:12  

[신간] 골목길 자본론·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저성장 시대의 행복 사회·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뇌 과학공부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골목길 자본론 = 모종린 지음.

삼청동, 가로수길, 이태원, 성수동 등 지난 몇 년간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구도심 골목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기존 가게가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밀려나는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경제학자인 저자는 골목을 하나의 시장으로 설정하고, 골목 경쟁력이 '사람'에 있음을 찾는다. 골목 상권은 상인과 건물주는 무론, 골목 산업의 기획자와 중개자 등 모든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함께 젠트리피케이션을 사갈시하거나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낙후 지역의 재생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일정 수준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동반하지 않는 원도심 재생은 불가능하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지역은 계속 도태되거나 대규모 재개발이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낙후상태의 악화와 대규모 재개발이 초래하는 비용과 고려할 때 젠트리피케이션 비용은 결코 높지 않다는 게 저자 주장이다.

저자가 골목길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장인 공동체'다. 상인과 건물주는 운명 공동체임을 각인시키고, 학교에서부터 실력 있는 장인을 키워내는 일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을 위한 교육·공공재 투자는 단순히 상권 하나 살리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 불평등을 줄이는 일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다산 3.0. 392쪽. 1만8천 원.

▲ 반다나 시바 지음. 우석영 옮김.

인도 출신의 물리학자이자 생태운동가인 저자가 음식과 농업을 둘러싼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주장하는 책.

저자는 탐욕과 이윤을 동력으로 하는, 화학비료와 GMO 등에 의존하는 세계화한 산업농이 소농을 파괴함으로써 식량·농업 시스템 붕괴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우리를 먹여 살리는 것은 화학비료, 산업농, 종자 독재, 세계화, 기업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토양과 꽃가루 매개자들, 종자 독립, 지역화, 여성이라는 것이 저자 주장이다.

착취에 기반을 둔 산업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반환의 법칙에 기초한 생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 생존과 직결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절대 과제다.

책세상. 312쪽. 1만6천 원.






▲ 저성장 시대의 행복 사회 = 신승철 지음.

저자는 문래동 예술촌에서 '철학공방 별난'이라는 연구공간을 운영하는 생태철학자다.

성장 시스템은 더는 작동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열심히 일해도 살아남는 것조차 힘든 저성장 시대에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한 책이다.

저자는 행복이라는 주제를 공동체, 가난한 시대의 선택, 생명과 기쁨, 아이와 문명, 생태의 지혜라는 5개 분야로 나눠 살핀다.

거창한 담론은 아니지만, 저자가 철학공방을 함께 운영하는 아내 및 주변인들과의 일상에서 얻어낸 소소하고 현실적인 깨달음이 더 울림을 준다.

삼인. 336쪽. 1만4천500원.

▲ 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 = 문국진 지음.

'국내 1호 법의학자' 문국진(92) 고려대 명예교수가 법의예술학 관점에 문화예술 작품들을 분석한 글들을 모아 책으로 냈다.

저자는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 '희망Ⅱ'에서 임신부가 겪는 현상인 '마미 브레인'을 떠올리며, 아내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과정을 캔버스에 담아낸 페르디낭 호들러의 연작을 바라보면서 "모든 것은 수평으로 향하는" 진리를 읽어낸다.

18세기 고야 명작 '마하'의 진짜 모델이 누구인지 얼굴인식 프로그램 등을 동원해 분석하는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예술가들이 작품을 창조하는 작업은 의사들이 환자 상태를 문진과 검진을 알아내는 것과 비슷하게, 작품 대상에 대한 예술적인 가치 판단으로 분석하는 천재적인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야기가있는집. 288쪽. 1만6천 원.

▲ 박문호 박사의 뇌 과학 공부 = 박문호 지음.

뇌과학 전문가인 저자는 500쪽이 넘어가는 두툼한 책에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심도 있게 설명한다.

뇌 기능의 해부학 메커니즘을 소개하고 이를 어떻게 그려가며 숙달할 것인가를 안내하면서 뇌과학 공부 방법론, 의식과 기억을 둘러싼 철학 논의까지 담아냈다.

'인간 그 자체'와 다름없는 뇌 작용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240컷이 이해를 돕는다.

김영사. 552쪽. 4만3천 원.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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