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현·조정래·김초혜 가족문학관' 전남 고흥에 개관

입력 2017-11-30 15:02   수정 2017-11-30 15:26

'조종현·조정래·김초혜 가족문학관' 전남 고흥에 개관

문인 3인 가족문학관 건립은 국내 처음




(고흥=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한국의 문학 거장인 조정래(74) 작가와 그의 선친인 시조시인 조종현(1906∼1989), 조정래의 아내인 시인 김초혜(74)의 문학사를 집대성한 가족문학관이 전남 고흥에 문을 열었다.

고흥군 두원면 운대리에 건립된 '조종현 조정래 김초혜 가족문학관'에서 30일 오후 개관식이 열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하나인 조정래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한국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대하소설로 총 판매 부수 1천500만 부를 기록하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에 비해 조종현, 김초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각각 시조시인과 시인으로 국내 문학사에서 굵직한 비중을 차지한다.

고흥에서 태어난 철운 조종현 선생은 일제강점기인 1929년 조선일보에 동요 '엄마숨박곡질'을 발표하며 등단해 여러 동요와 시조 작품을 발표하며 아동문학가이자 시조시인으로 활동했다. 선암사에서 출가한 그는 1930년 만해 한용운과 함께 독립운동 비밀결사인 '만당'을 결성하고 불교계의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스물여덟 살에 결혼해 대처승이 됐고 해방 뒤에는 환속해 국어교사로 일했으며 1960년 '시조문학'을 창간하고 시조 부흥 운동을 주도했다.

그의 자녀 8남매 중 차남인 조정래 작가는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대하소설 3부작을 비롯해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연습', '사람의 탈', '허수아비춤', '정글만리'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냈다. 그의 소설은 영어·프랑스·독일·일본어 등으로 번역돼 해외에서도 출간됐다. 치열한 역사인식을 담은 소설들로 한국 현대문학의 지평을 넓힌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은관 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아내인 김초혜 시인은 196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연작 시 '사랑굿' 시리즈를 담은 시집 3권을 비롯해 '섬', '어머니', '세상살이', '사람이 그리워서' 등 11권의 시집을 냈다. 한국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을 받았다.

이렇게 3명의 문인을 기념하는 가족문학관이 건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학관은 456.67㎡(138평) 규모로 지상 1층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세 문인의 저작 전집을 비롯해 서예 작품, 육필 원고, 편지, 평론 글, 언론 인터뷰 기사와 문인들이 직접 사용한 필기구, 안경, 찻잔 등 생활용품까지 총 1천274점이 진열됐다. 고흥군은 건립비로 45억 원을 들였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학관의 주인공인 조정래·김초혜 부부를 비롯해 소설가 김훈과 유재영·김영재 시조시인, 조종현 선생의 법제자인 활안스님 등이 참석했다.

조 작가는 울먹이며 "나는 아버지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평생 가난 속에서 종교와 문학과 교육을 했던 분인데, 내 책이 잘 팔려서 효도를 할 수 있겠다 하는 시점에 돌아가셔서 그 회한이 세월이 갈수록 깊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아버지 문학이 세월에 잊혀 가는 게 몹시 안타깝고 아쉬웠는데 고흥군에서 아버지 작품을 발굴해 전집을 내고 이렇게 문학관까지 지어 '아버지가 되살아났구나' 하는 생각에 불효와 회한이 함께 사그라지는 고마움과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나 본인에 대한 문학관에 대해서는 거듭 거절했으나 아버님이 일구신 시조문학의 뜻을 기리는 고흥군의 뜻에 감사의 마음으로 참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문학관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바로 옆에 있는 분청문화박물관 입장객(관람료 2천원)에 한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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