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고용된 사람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원당, 조선 왕실의 간절한 기도처 = 탁효정 지음.
석왕사, 봉국사처럼 조선 왕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세우거나 육성한 불교 사찰인 원당(願堂)을 소개한 책. 유교 국가로 알려진 조선에 불교문화가 상당히 깊게 뿌리내려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세종은 1438년 흥천사에 있던 사리를 궁궐로 가져왔다가 신하들의 항의를 받았고, 승려를 궁내로 초대해 법회를 열거나 토론을 했다. 심지어 부인인 소헌왕후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궁궐에 불당을 차리기도 했다.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도 불심이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는 아들인 명종이 어린 나이에 즉위하자 섭정을 하면서 보우 스님을 봉은사 주지에 임명하고 승과를 다시 시행해 엘리트 승려를 키워내고자 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인 저자는 "구중궁궐에서 벙어리와 귀머거리로 평생을 보내야 했던 왕실 여성들에게 불교는 종교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였다"며 "원당은 유교에서 중시하는 효의 심성을 담은 공간이었다"고 설명한다.
은행나무. 336쪽. 1만7천원.
▲ 자신에게 고용된 사람들 = 김도균·김태일 외 지음.
은퇴 이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혹은 비정규직보다 나은 노동 환경을 누리기 위해서 '창업'을 선택한 사람들인 자영업자의 실상을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그리스, 터키,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자영업자가 많은 국가다. 2015년에 창업한 사람은 107만 명, 폐업을 신고한 사람은 74만 명이었다.
저자들은 자영업자의 대다수가 좋은 직장을 잡지 못해 자영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이들을 '자신에게 고용된 사람들'(Self Employed)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가계 부채, 장시간 근로, 갑을 관계와 최저임금, 국민연금 사각지대 등 한국 경제의 다양한 문제가 많은 자영업자에게서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무리하게 영세 자영업자의 수를 줄이려는 것보다 먼저 그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영세 자영업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후마니타스. 316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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