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발목잡기에 재정집행 차질…경기회복세 찬물 끼얹나

입력 2017-12-03 10:31  

국회 발목잡기에 재정집행 차질…경기회복세 찬물 끼얹나

3분기 '깜짝성장'에는 추경 등 정부지출이 큰 기여

예산안 처리 지연되면 연초 일자리사업 등 재정집행 어려워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이세원 기자 = 여야가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끝내 지키지 못하면서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예산 정국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 경제는 지난 3분기(전분기 대비) 1.5% '깜짝성장'하면서 올해 3%대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에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비롯한 정부 재정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

내년 예산안이 법정 처리시한을 지나 처리가 지연되면 될수록 연초부터 정부 돈이 풀리지 않게 돼 살아나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국회선진화법 무시한 국회…나랏돈 집행 차질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며칠 앞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자리 여건 타개를 위해 일자리중심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며 "예산의 신속한 집행과 정책 성과를 위해 법정시한 내 처리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정 처리시한을 어길 경우 예산안이 언제 처리될지 장담하기 어려워지고 당장 내년 초부터 재정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로 정한 것은 늦어도 이때는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연초부터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회 통과 후 예산안 공고, 자금배정 계획 등을 확정하기까지 일정시간이 소요된다.

아울러 지방자치법 등에 따라 지방의회는 회계연도 개시 15일 전인 12월 15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하는데 국회 예산안 의결이 늦춰지면 지방재정 편성도 덩달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정부 돈이 풀리지 않으면 최근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가뜩이나 어려운 일자리 사정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우리 경제의 3분기 성장률은 1.5%로 2010년 2분기(1.7%) 이래 29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수출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2011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은 6.1% 증가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편성한 추경으로 인해 정부소비 역시 22분기만에 최고인 2.2%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3분기 성장률에서 정부부문의 기여도는 0.4%포인트로 전분기(0.2%포인트) 대비 2배를 기록했다.

수출과 함께 재정이 성장률을 견인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예산안 처리 불발로 한 축이 무너지면 이같은 흐름이 꺾일 수 있다.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청년실업 등 일자리 사정 역시 재정투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우리경제의 10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27만9천명으로 한 달만에 증가폭이 다시 20만명대로 떨어졌다.

청년 체감실업률인 고용보조지표 3은 21.7%에 달해 청년 5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년 일자리 관련 예산 증가율을 두 자릿수로 책정했다.

예산안 통과가 늦어질수록 청년층 등 일자리 예산 수혜자들의 사정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 "예산처리 지연으로 불확실성↑…경기에 부정적"



전문가들은 여야의 협의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현 상황이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시적인 영향이 즉시 나타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시간을 더 많이 끌게 되면 그 자체가 불확실성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처리 지연이나 핵심 예산 삭감이 재정의 경기 부양 효과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정부 지출이 경제에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것이 한국 상황"이라며 "재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당연히 경기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예산의 감액과 관련해 "자본 지출 부문에서 깎이느냐 경상 지출 부문에서 깎이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도 "정부 지출에 의한 경기 부분, 성장률 부분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내부적으로도 재정사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대책 가운데 재정 지원이 중요한 사업이 있다"면서 "(예산안 처리 지연의) 영향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부총리 역시 지난 2일 본회의가 끝난 뒤 "일자리 안정자금, 아동수당 등 새로운 사업이 많은데 예산 확정이 빨리 돼야 부처가 차질없이 준비를 할 수 있다"며 사업 지연을 우려했다.







여야가 공통분모를 최대한 살리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협치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성 교수는 "공무원 추가 채용 문제나 인건비 관련 연금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합의되는 부분부터 먼저 매듭을 짓고 가는 형태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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