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파헤치고 도심 난동…'폭군' 야생동물 피해 29%↑

입력 2017-12-09 08:32  

농작물 파헤치고 도심 난동…'폭군' 야생동물 피해 29%↑
충북 올해 멧돼지 121회 출몰, 농경지 피해 125만㎡ 달해
도심 도로·식당·주택가에도 나타나 행패…시민들 '공포'

(청주=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지난 7월 중순 옥천군 동이면 A씨(76)의 고구마 밭(1천여㎡)이 쑥대밭으로 변했다.
가뭄 탓에 물까지 길어 나르면서 자식처럼 키운 고구마 넝쿨이 쟁기로 갈아엎은 것처럼 엉망이 됐다.

밭 주변에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 비닐 끈과 차광망 등으로 울타리를 쳤지만, 멧돼지의 습격을 막지 못했다.
야생동물로 인한 충북지역 농작물 피해면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9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면적은 125만6천여㎡에 이른다.
지난 한해 피해면적 97만4천여㎡보다 29%(28만2천㎡) 증가했다.
피해액도 지난해 8억400만원(694건)에서 올해 9억1천800만원(753건)으로 늘었다.
야생동물이 빈번하게 출몰하면서 피해방지단이 포획한 동물도 지난해 2만5천61마리에서 올해 2만8천563마리로 급증했다.
포획된 동물은 고라니가 2만4천239마리로 가장 많았다.
밭작물을 마구 파헤치고 사람까지 공격하는 멧돼지는 2천475마리나 잡혔다.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늘면서 지자체도 피해 방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보은군은 내년 2월 말까지 유해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을 운영한다.
피해 방지단은 한국 자연생태계 보전협회 등 수렵인 단체 회원 30명으로 꾸려졌다.
충주·제천·단양에서는 내년 1월 말까지 순환 수렵장이 운영된다.
도와 시·군은 올해 10월 말까지 8억9천여만원을 들여 전기 목책기 340개, 철선울타리 80개 등을 설치했다.

도시민도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야생동물로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벽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의 한 술집이 아수라장이 됐다.
무게 100㎏가량 되는 멧돼지 1마리가 술집을 15초간 휘젓고 다니며 식탁과 유리창을 마구 부수고 달아났기 때문이다.
한 손님(45)은 자신에게 돌진하는 멧돼지를 식당의자를 들어 막기도 했다.
같은 달 2일 오후 10시 30분께에는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 인근 도로에서 B(51)씨가 몰던 쏘나타 택시와 무게 100㎏가량의 멧돼지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택시 앞부분이 파손됐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택시와 부딪힌 멧돼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새끼 멧돼지 5마리는 인근 야산으로 달아났다.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주택가나 도로, 식당 등 도심에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121건 접수됐다.
고라니는 87건, 너구리는 10건 접수됐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멧돼지는 공격성이 강한 만큼 마주치게 되더라도 소리치지 말고 서서히 물러서면서 나무나 바위 뒤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yw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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