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병원의 '황당한' 조직문화 개선안…"휴가보장·정시출퇴근"

입력 2017-12-04 18:24  

성심병원의 '황당한' 조직문화 개선안…"휴가보장·정시출퇴근"
사과문 이어 '조직문화 개선책' 내놨지만 내부에선 회의적 반응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 후 '면피용 대책'만 내놓는다"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연례 체육행사 때마다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림대의료원이 노동조합 설립 문제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하거나, 정당한 조합 활동을 못 하도록 의료원 측이 공포 분위기를 조장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한림대의료원 내 갑질 문화'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4일 보건의료노조와 의료계에 따르면 한림대의료원 산하 5곳 의료기관(강남·동탄·춘천·한강·한림성심병원) 중 춘천성심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노조 자체가 없는 상태로 운영해왔다.
그나마 춘천성심병원도 지난 2011년 일부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하자 의료원 측에서 별도의 '기업노조'를 만들어 끊임없이 견제를 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광근 춘천성심병원 노조 지부장은 "부서장·수간호사 등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업노조에 가입한 후 내부 직원들에게 직원노조 가입을 하지 말라는 식으로 압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직원노조에 가입한 사람은 진급심사에 누락됐고, 그 결과 노조에 약 10명 정도만 남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왔다"며 "이런 춘천성심병원의 사례를 보고 나머지 4곳 의료기관은 노조 설립 자체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현재 춘천성심병원 노조원은 지난달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 이후 300명으로 급증했다. 또 나머지 4곳(강남·동탄·한강·한림성심병원)도 이달 초 자체 노조를 설립한 후 보건의료노조에 가입원서를 제출했다.
이들 4곳 의료기관의 초대 지부장으로 선출된 채수인 지부장은 "간호사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한 장기자랑 논란은 한림대의료원에 쌓여 있는 갑질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의료원 측이 사태 수습을 위해 조급하게 내놓고 있는 '알맹이 없는 대책'은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림대의료원을 운영하는 일송학원 측은 지난달 중순 윤대원 이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내용으로만 가득 차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후속대책으로 이혜란 한림대의료원장이 4일 조직문화 개선안을 담은 이메일을 의료원 직원 5천여 명에게 배포했으나, 이마저도 직원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조직문화 개선안에는 연례 체육대회 행사(일송 가족의 날) 폐지를 비롯해 ▲ 적정 수 직원 충원 ▲ 정시 출퇴근 실시 ▲ 자율적 연차휴가 사용 보장 ▲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금지 등이 담겼다.
김광근 지부장은 "노동법에 이미 나와 있는 내용이고, 노동부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사안들을 '조직문화 개선안'으로 포장해 내놓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채수인 지부장 역시 "의료원 측이 노조가 설립된 후 논란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급하게 만든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실질적으로 직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의료원 측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엿보이는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림대의료원은 노조 설립을 막은 적은 없으며 논란이 된 내부 조직문화 개선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림대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원 차원에서 노조 가입을 막거나, 협박한 적은 결코 없다"며 "조직문화 개선안을 토대로 현장의 목소리가 내부 시스템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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