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수 5년째 정체…개봉영화 수명 단축·'뻔한' 한국영화 외면(종합)

입력 2017-12-07 11:00   수정 2017-12-07 15:09

관객수 5년째 정체…개봉영화 수명 단축·'뻔한' 한국영화 외면(종합)
서정 CGV 대표 "이제는 생존 걱정해야 할 때…해외서 돌파구"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기대작들의 흥행 실패' '한국영화 관객 감소' '2030 고객의 이탈'
7일 CJ CGV리서치센터가 최근 5년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해낸 올해 관객의 패턴 변화와 특징이다.
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국내 관객 수는 작년 동기 대비 87만명 감소했다. 영화 관객 수는 2013년 2억 명을 돌파한 이후 5년째 정체 상태다.
관객 감소의 원인으로는 '군함도' '남한산성' '덩케르크'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 등 국내외 기대작들의 흥행 실패가 꼽힌다. 이 때문에 올해 300만 이상 관객이 든 영화는 예년보다 줄고, 200만명대 영화는 대폭 늘었다. 허리는 두터워졌지만, 영화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지는 못한 셈이다.
이승원 CGV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영화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면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영화를 안 봐도 영화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는데, 이제는 영화가 이슈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너무 많은 영화가 매주 개봉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1만명 이상 동원한 영화 편수는 2013년 282편에서 2017년 약 370편으로 증가했다. 주간으로 환산하면 매주 5.22편에서 6.85편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박스오피스 1위 유지 기간과 최종 관객 수 70%에 도달하는 기간도 짧아졌다. 올해 들어 1주일 동안만 '반짝' 1위를 차지한 영화는 22편으로, 5년 전 9편에 비해 크게 늘었다.
최종 관객 수의 70%에 도달하는 기간도 2013년 평균 8.5일에서 올해 6.8일로 줄었다. 그만큼 흥행 1위가 자주 바뀌고, 영화 흥행이 단기간 판가름난다는 의미다.
이 센터장은 "개봉영화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관객들의 SNS 활동이 의도치 않은 입소문을 형성하고 평점 의존 경향을 확산시켜 영화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관객 수가 감소한 것은 한국영화 관객이 줄어든 탓도 컸다. 1∼11월 한국영화 관객 비중은 48.6%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
올해 한국영화 흥행 20위안에 든 작품 중 범죄·액션 영화가 11편에 이를 정도로 장르 편중이 심해지면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CGV가 20∼30대를 대상으로 액션·범죄 영화 관람 후 만족도를 조사해보니 전체 평균(3.55점)보다 낮았다. 또 20대를 대상으로 표적집단토의를 한 결과 "요즘 한국영화는 너무 뻔하다" "조폭 영화 아니면 억지 신파영화만 한다" "맨날 내용이 똑같다" 등이 극장을 덜 찾게 한 이유로 꼽혔다.
극장 관객 수 감소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다. 그동안 영화를 많이 보는 세대였던 30∼34세 관객 비중은 2015년 15.3%에서 올해는 14.1%로 줄었다. 미래 고객인 10대 관객도 5년 전 4.3%에서 올해 2.8%로 감소했다.
반면 50대 관객은 2013년 5.8%에서 올해 10%로 증가했다. 1인 관람객 비중도 이 기간 8.1%에서 16.9%로 껑충 뛰었다.
이와 관련, 서정 CJ CGV 대표는 전날 열린 미디어포럼에서 "국내 영화시장은 이제 확연한 정체기로 접어들었다. 극장 쪽에서 보면 위기"면서 "국내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이 이제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 대표는 "극장 수는 2006년 134개에서 올해 360개로 늘었지만, 스크린당 관객 수는 14만명에서 8만4천명으로 오히려 줄었다"면서 "인구 구조와 여가 문화의 변화 등으로 영화가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 대표는 "2018년은 좁은 국내 시장에서 빨리 죽을 것인지, 아니면 해외로 나가 살아남은 뒤 국내 경제에 의미 있는 초석을 마련할 것인지 갈림길에 선 해"라면서 "내년에도 해외 사업을 지속해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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