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선거 전초전인가…산청군-의회, 공무원 조례 '충돌'

입력 2017-12-11 14:02  

군수 선거 전초전인가…산청군-의회, 공무원 조례 '충돌'
군의회 상임위 가결 조례 부결하자 군수 등 집행부 집단 퇴장
재선 노리는 군수와 출마 채비 군의회의장 한국당 공천 '신경전' 해석





(산청=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산청군의회가 조례 개정안을 부결시키자 집행부가 불만 표시로 집단 퇴장하는 등 두 기관간 충돌 양상을 보였다.
11일 산청군과 군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지난 8일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군에서 제출한 '산청군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두고 전체 군의원 1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 1표, 반대 9표로 부결했다.
이 개정 조례안 주요 내용은 산청군 지방공무원 정원을 582명에서 593명으로 11명 증원하는 것과 6∼8급 35명 직급조정이다.
군은 일자리 창출, 저출산 대응, 지방분권, 복지사각지대 해결,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등 새로운 행정수요에 대응하려고 지난달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상임위원회는 지난 4일 원안 가결했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신동복 의원이 "공무원 직급조정에 따른 인건비가 연간 10억원에 달하는데 입법예고조차 하지 않은 것은 군민의 알 권리와 의회를 무시한 처사다"라고 이의를 제기했고 찬반을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개정 조례안이 부결되자 당시 의회에 참석했던 허기도(63) 산청군수는 "상임위서 원안 가결 했는데 반대토론도 없이 부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항의했다.
이어 허 군수는 실·과장들과 함께 퇴장했고 의회는 정회됐다.
산청군 관계자도 "직급조정에 따른 인건비는 연간 10억원이 아니라 연간 1억원 이내이며 행정안전부 총액인건비 기준 내에서 집행할 계획이다"며 "이 조례안은 지난 10월 20일부터 20일간 입법 예고해 신 의원의 주장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승화(61) 의장은 "찬반 토론이 문제가 아니라 집행부에서 조례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관련 법령에 '기구와 정원 조정으로 인해 추가로 드는 경비를 나타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첨부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어 이의가 제기됐고 부결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산청군은 차기 임시회 때 이 조례안을 다시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지역에서는 이번 조례안 부결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들 간 신경전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허기도 군수는 재선을 노리고 있고, 무소속이었던 이 의장은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으려고 올해 입당해 사실상 군수 공천을 놓고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관계다.
더욱이 이 조례안이 통과되면 승진 대상자가 100여 명에 달해 선거를 앞둔 군수의 선심행정이란 지적이 군의회 내에서 나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의장이 군에서 제출한 조례안에 대해 전례가 없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벌이자고 제의했고, 그대로 진행된 것은 어떤 의도가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시각이다.
그러나 허 군수와 이 의장 측근들은 "공무원 증원에 대한 절차를 따지는 문제일뿐, 내년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내년 산청군수 선거에는 허 군수와 이 의장 외에 송병권(59) 진주시부시장, 노용수(57)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외협력관, 조광일(62) 전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장 등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hch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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