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 우파' 속속 집권한 중남미…우클릭 다시 탄력받나

입력 2017-12-18 14:27   수정 2017-12-18 16:50

'친기업 우파' 속속 집권한 중남미…우클릭 다시 탄력받나

칠레, 기업가 출신 우파 전 대통령 재집권…온두라스도 우파정권 연장
경제난에 '핑크타이드' 퇴조…내년 멕시코·브라질 대선이 분수령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에서 4년 만에 다시 집권에 성공하면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에 이어 중남미에 또 우파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이날 온두라스에서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올란도 에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당선을 공식 선언, 좌파 정권을 연장시킨 지난 4월 에콰도르 대선 이후 주춤하는 듯했던 '남미 우클릭'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이날 차기 대통령 자리를 점한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과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은 모두 우파 성향으로 기업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제학 교수이기도 했던 피녜라는 선거 기간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 등 각종 시장 친화정책을 내세워 당선됐다. 그는 수년간 이어진 경기침체를 끝내고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공세를 펼쳤다.
에르난데스 대통령도 커피 농장과 호텔 등을 운영하는 사업가 출신이다. 그는 신시장 개척을 통한 성장 중심, 국방부문 강화 등의 정책운용 계획을 제시했다.

지난 20여 년간 남미를 휩쓸었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는 2015년 하반기부터 점차 기세가 꺾였다.
그해 11월 아르헨티나에서 12년 만에 중도 우파 성향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당선됐다. 같은 해 12월 브라질에서는 좌파 노동자당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우파 성향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집권했다.
페루에서도 2016년 6월 세계은행 경제학자 출신인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다.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파라과이의 오라시오 카르테스 대통령도 중도 우파 성향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좌파의 명맥을 잇는 곳은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정도로, 올해 4월 에콰도르에서 사회주의 성향의 레닌 모레노 대통령 당선돼 남미에서 좌파가 다시 힘을 내는 듯했다.
그러나 온두라스에서 우파 정권이 재집권하고, 칠레마저 중도 좌파에서 중도 우파로 정권이 넘어간 것은 중남미 정치지형 재편의 신호로 읽힌다.


그 배경엔 경제난이 자리 잡고 있다.
남미 산유국들은 석유와 원자재 수출에 정부 수입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데, 지난 10년간의 호황이 지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는 정부 수입 감소로 이어져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줄면서 좌파 정권의 지지도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경우 구리 시세의 약세로 경제에 타격을 입었다.
현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집권 기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대에 그쳐, 전임 대통령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가족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까지 겹치면서 대통령 지지율도 뚝 떨어졌다.
다만 이런 흐름이 계속될지는 단정하기는 어렵다.
당장의 가늠자는 중남미의 강대국인 멕시코와 브라질, 콜롬비아의 내년 대선이다. 이들 세 정부 모두 현재 경제 불안, 부패 스캔들, 정치불신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멕시코에선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하고 좌파 정당 후보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복지 확대를 앞세워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브라질에서도 좌파 노동자당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지율 1위를 기록, 좌파 정권 재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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