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의회 과반 미달의 체코 소수정부가 옛 공산주의 정권의 망령을 불러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체코 의회는 전날 의회 표결을 거쳐 재적 기준 200표 가운데 95표 지지를 얻은 즈데넥 온드라첵 의회 안보감독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경찰감독청장으로 선출했으나 논란을 빚은 이후 취소했다.
라덱 본드라첵 의장은 투표 결과가 혼선을 빚었다며 내년 1월 다시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몇몇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한 의원 숫자가 불분명하므로 95표가 의결 정족수 기준인 과반에 해당하는 것인지가 알 길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온드라첵 상임위원장의 선출은 이후 취소 여부와 관계없이 그의 전력이 일으킨 큰 논란 때문에 각별히 관심을 끌었다.
공산당 소속 온드라첵 위원장은 1989년 공산정권 당시 특수경찰에 몸담았다. 그의 특수경찰은 민주화를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에 나선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몽둥이를 휘두르고 경찰견까지 동원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그가 당시 경찰의 대응을 옹호하는 국영 TV와의 인터뷰가 담겨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격동의 시기였던 그즈음, 체코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은 공산정권의 평화적 전복으로 이어졌고, 이 일련의 역사는 '벨벳 혁명'이란 영예를 얻었다.
통신은 공산당 인사가 이와 같은 주요 고위직에 오른 건 거의 30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드문 정치적 상황이 연출된 건 체코 현 정부가 소수정부이기 때문이다.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가 이끄는 긍정당(ANO)의 의회 의석은 전체 200석 중 78석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가 구성된 건 좌경 공산당(15석)이 용인했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내각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의회 상임위 권력을 배분받는 조건으로 소수정부를 허용했다.
긍정당은 공산당 외에 반(反) 난민ㆍ 반 유럽연합(EU) 성향의 '자유와 직접 민주주의'(SPD. 22석)로부터도 측면 지원을 받고 있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