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체는 녹색 천으로 덮이고 앞바퀴는 사고 충격으로 분리돼
가는 길 곳곳에 '천천히', '빙판주의' 표지판…도로 결빙은 없어

(양구=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 양구 육군 21사단 신병교육대 소속 신병 등이 탄 군용버스가 추락해 22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현장에는 당시 상황을 짐작게 하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이날 사고가 난 곳은 양구군 방산면 고방산리 일명 도고 터널 인근 460번 지방도다.
사고가 난 지점은 도고 터널을 지나 2㎞ 정도 가다 보면 나오는 오른쪽 굽은 내리막 도로다.
사고 차량이 지난 것으로 보이는 31번 국도부터 사고현장까지 가로등이 없어 상향등을 켜지 않으면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매우 짧았다.
만약 사고 시간이 낮이 아닌 밤이었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사고현장으로 가는 길 내내 '천천히', '차선엄수', '빙판주의' 등 표지판이 눈에 띄었지만, 도로가 얼어붙은 상태는 아니었다.

사고 지점에 도착하자 급브레이크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검은 타이어 자국(스키드 마크)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스키드 마크 옆으로는 사고조사팀이 빨간 래커로 당시 차량 진행방향을 표시해뒀다.
눈으로 어림잡은 스키드 마크 길이는 20m가량이다.
왼쪽 바퀴 타이어 자국은 일정하게 쭉 이어지지만, 오른쪽 바퀴는 부분부분 찍혀 있었다.
스키드 마크가 왼쪽 바퀴부터 찍힌 것으로 보아 당시 버스가 왼쪽으로 기울어졌거나 왼쪽 바퀴와 오른쪽 바퀴 제동력이 달랐을 가능성이 엿보였다.
스키드 마크 자국 끝에는 버스가 들이받은 가드레일이 왼쪽으로 찌그러진 채 차량 앞범퍼 페인트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차는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완만한 경사지를 타고 20m 아래로 떨어졌다.
사고 차량은 녹색 천으로 덮였고, 차량 앞바퀴는 사고 충격으로 분리돼 떨어져 나가 있었다.

보통 앞바퀴 바로 뒷부분에 장착된 대형차량용 공기정화기 필터도 사고 충격으로 떨어진 듯 경사지에 놓여 있었다.
사고현장 주변으로 가로등이 전혀 없어 사고 차량을 끌어올리기에는 불가능했다.
군 관계자들은 사고 차량과 경사지 간 거리, 경사지와 가드레일 간 거리 등을 자로 쟀고, 사고 관련 내용을 묻는 말에는 "대답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사고는 오후 5시 3분께 도고 터널 인근에서 25인승 군용 미니버스가 도로 왼쪽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완만한 경사지를 타고 20여m 아래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신병교육대 소속 신병 20명을 비롯해 운전병과 인솔 간부 등 2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며 3명은 중상, 19명은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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