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안된다"는 트럼프 트윗에도 미국은 파키스탄 못 버린다

입력 2018-01-05 17:04  

"더는 안된다"는 트럼프 트윗에도 미국은 파키스탄 못 버린다
"파키스탄 정치혼란이나 경제붕괴 시 핵무장 테러단체 등장" 우려
"아프간 미군 병참로로 파키스탄 육·공로 필요"…파키스탄은 중국 지렛대도 활용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군사원조 중단 트윗을 날린 지 하루 만에 파키스탄은 중국과 양자 무역·투자의 결제 수단으로 미국 달러화를 중국 위안화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일대일로 구상의 하나로 파키스탄과 경제 회랑 구축에 57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중국을 지렛대 삼아 미국의 압박에 맞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중국 없이도 파키스탄은 자신의 정치혼란이나 경제 붕괴를 인질로 미국에 대한 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미국이 원조중단 카드로 압박해도 도리어 미국에 대드는 것이다. 북한과 중국 간 관계와 유사한 셈이다.
여기에 더욱 결정적인 것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의 병참로로서 파키스탄의 지정학적 위치가 더해지면, "이제 더는 안된다"는 트럼프의 트윗과 달리 트럼프 시대에도 대파키스탄 정책이 별로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동맹국 군인들을 죽이는 탈레반 같은 조직에 파키스탄이 계속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고 미국이 생각하면서도 파키스탄에 거액의 군사원조를 계속 하는 이유"에 대해 C. 크리스틴 페어 조지타운대 부교수는 파키스탄의 혼란이나 경제 붕괴로 인한 테러조직의 핵무장 가능성과 아프간 주둔 미군에 대한 병참 지원 필요성을 들었다.
최근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페어 교수는 우선, 전술핵 무기 개발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핵 프로그램이 파키스탄을 버릴 수 없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의 핵 암거래 시장의 악명은 익히 알려져 있고 경비 병력도 없이 일반 승합차 같은 것으로 핵탄두를 이송하는 일도 있다는 보도들이 나올 정도이다.
파키스탄 국내, 남아시아 역내, 그리고 초국가적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정권의 비호를 받고 번성하는 상황에서 파키스탄이 혼란에 빠지면 핵기술이나 핵물질, 핵 장치가 이들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최대 악몽이라고 페어 교수는 주장했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돈과 시간으로 핵과 테러리스트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지만, 그렇다고 파키스탄에 대한 원조를 완전히 끊을 경우 이런 악몽 같은 결과를 재촉하는 결과가 될 것을 미국은 두려워한다는 것.
이 문제의 연장선에서, 미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파키스탄의 무릎을 꿇릴 수 있지만 파키스탄의 경제가 붕괴할 경우에도 파키스탄발 핵무장 테러단체들의 등장 가능성 때문에 손을 쓰지 못한다고 페어 교수는 설명했다.
페어 교수는 지난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프간 전에서 미국을 돕겠다는 이란의 손길을 뿌리친 것을 아프간 전략의 패착이자 미국의 파키스탄 딜레마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이 이란의 제의를 뿌리쳤을 뿐 아니라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나선 것은 아프간에 있는 파키스탄 대리 테러조직을 소탕하는 것까지 돕겠다는 파키스탄 정부의 제안을 믿었기 때문인데 터무니없는 실책이었다고 페어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미국은 아프간 주둔 미군에 대한 병참 지원을 위해 파키스탄의 육·공로에 의존하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지금도 인도의 용역업체들을 통해 이란의 차바르 항을 통해 군수품을 이송하는 대안이 있으나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란과의 협력이라면 손사래를 치기" 때문에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차바르 항과 아프간 간 도로와 철도 건설은 인도가 지원했다.
페어 교수는 "미국은 이란이 잠재적인 핵확산 테러지원국이라고 주장하지만, 파키스탄은 실제 핵확산 테러지원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대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미국은 아프간에 머무는 한 파키스탄과 계속 협력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파키스탄 정책도 전임자들과 다를 바 없게 된다는 것이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