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중앙은행, 작년에 애플보다 많이 벌었다

입력 2018-01-10 16:35  

스위스중앙은행, 작년에 애플보다 많이 벌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스위스 중앙은행이 지난해 애플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9일 보도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지난해 보유자산에서 발생한 평가차익이 540억 스위스 프랑(미화 5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8%와 맞먹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 정도의 수익률을 올렸다면 평가차익은 1조5천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연준이 거둔 평가차익은 매년 1천억 달러선에 그쳤다.
SNB가 올린 평가차익은 애플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JP모건과 버크셔 해서웨이가 벌어들인 돈을 합산한 것보다도 많은 것이다. 애플과 JP모건이 전세계에서 수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지만 SNB에서 일하는 직원은 800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기록적인 평가차익은 낮은 채권 수익률 덕분에 외환보유고의 80%를 차지하는 해외 채권의 가치가 유지되고 증시 활황으로 보유주식의 평가액이 오른 데다 자국 통화의 약세가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SNB는 유럽 채무 위기를 비롯해 필요할 때마다 외환 시장 개입을 단행, 총 7천600억 프랑에 달하는 해외 채권과 주식을 매입했다.
자국 통화의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발권 능력을 동원, 이를 사들인 것이었다.


SNB에 따르면 지난해 거둔 평가차익 가운데 490억 프랑은 해외 자산에서 발생한 것이었고 그 나머지는 금(30억 프랑), 프랑화 자산(20억 프랑)의 평가차익이었다.
SNB는 중앙은행으로서는 드물게 상장기업의 주식도 보유자산에 편입하고 있으며 해외 자산에서 차지하는 그 비중은 20%다. 작년 9월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SNB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1천900여만주로, 미국 주식으로는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화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는 근 10% 가량 상승해 프랑화로 환산하는 SNB의 보유자산 평가액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었다. SNB의 해외 자산에서는 유로화 자산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달러화 자산이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도 채권을 중심으로 보유자산을 확대했으나 자국 통화로 표시된 자산에 집중된 것이었다. 반면에 SNB의 자산은 거의 대부분이 해외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에 10%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고 같은 기간에 프랑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0.7%가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SNB가 보유한 애플 주식의 프랑화 평가액은 3분기보다 수백만 프랑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그러나 보유자산을 대거 팔아서 장부상의 이익을 실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프랑화 가치를 끌어올려 수출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현상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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