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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생존자 "미얀마군이 죽인건 테러범 아닌 민간인"

입력 2018-01-12 09:56  

로힝야족 생존자 "미얀마군이 죽인건 테러범 아닌 민간인"
국제사회, 철저하고 투명한 진상조사 촉구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인종청소' 주장을 부인해온 미얀마군이 처음으로 학살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대상을 '테러범'으로 규정했지만, 생존자들은 피해자가 민간인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AFP통신은 12일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머무는 로힝야족 생존자들이 미얀마군의 '테러범 살해' 주장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얀마군이 10명의 로힝야족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라카인주 마웅토의 인 딘 마을 주민인 왈 마르잔(30)은 "군인들의 지원을 받는 불교도 무리의 공격을 받았다"며 "그들은 이후 10∼15명가량을 골라 회의에 참석하라고 통보했고, 다시는 그들을 보지 못했다. 나중에 남편을 포함해 불려간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살해된 사람들은 집단 무덤에 매장됐다고 들었다. 내 남편은 로힝야 반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불교도들을 위협하는 테러범을 죽였다는 미얀마군의 주장과 배치된다.
미얀마군은 일부 보안군이 지난해 9월 2일 인딘 마을에서 주민과 함께 10명의 무장 이슬람교도를 살해해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미얀마군은 "불교도 주민들이 테러범의 위협과 도발에 직면한 가운데 붙잡힌 반군 잔당 10명을 경찰서로 이송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죽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인 딘 마을 주민인 호사인 아하마드는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어부와 농부, 벌목꾼과 성직자들로 어떤 운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미얀마군이 표출한 분노의 희생자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인구의 다수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지난해 8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30여 곳을 급습했다.
이에 미얀마 정부와 군은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소탕작전에 나섰다. 유혈충돌을 피해 65만5천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미얀마군은 이후 충돌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지만, 민간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사건 초기 한 달 만에 6천700명이 학살됐다고 추정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군의 행위를 전형적인 '인종청소' 행위로 규정해 제재 등을 가했지만, 미얀마는 이런 주장이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의 조사요구도 거부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군이 처음으로 로힝야족 학살 사실을 시인하자 국제사회는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권단체 포이파이 라이츠의 매튜 스미스 공동창립자는 "학살과 집단 암매장은 라카인주 북부의 3개 지구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며 "비슷한 사례들을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의 동남아태평양 지역 책임자인 제임스 고메즈도 "해당 지역에서 군대가 로힝야족을 살해, 강간하고 마을을 불태웠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거들었고, 휴먼라이츠워치의 아시아지역 부대표인 필 로버츠슨은 미얀마 정부가 유엔조사단의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콧 마시엘 주미얀마 미국 대사는 "미얀마군의 학살 시인은 중요한 과정이다. 미얀마의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 책임자에 대한 투명한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슬람협력기구(OIC) 인권위원회와 유렵연합(EU), 노르웨이 정부 등도 별도 성명을 통해 완전하고 신뢰할만한 조사를 촉구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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